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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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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것들


-류시화-


여기에 둥근 기둥이 있어 아무도 그것을 둘러가지 못하리라
그리고 여기에 흙 위에 솟아나온 뿌리가 있어
그것은 방향 없는 눈
아무것도 아닌 것

발에 채인다 여기
모든 흐름을 멈추게 하는 것
빛을 갉아먹는 황금색
벌레들
아무것도 아닌 것들

새삼 사랑을 공개할 필요는
없으리라 눈 위에 눈 위의 감시자들에게 새삼
나의 애인을 들추어 낼 까닭은 없다
여기
하늘에서는 조용히 구름이 날고 이미
이전에 왔던 이가 또 소리친다
이제 곧 종말이 오리라 일지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그렇게
우리는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안다
우리는 우리가 온 곳으로 되돌아가는 도중에 있음을
안다
눈 속의 감자들, 감자의 죽은
눈들

우리는 소리 없이, 줄지어
검은 나무들 아래로 지나간다
안개, 기둥들,
들리지 않는 소리들
한때 눈 속에 파묻혀 있던
것들, 눈을 아프게 하는 것들

여기에 멈추지 않는 흐름이 있어 우리와 함께
지나간다
소리지른다, 언제나 들리는
소리들
여기에 우리가 서 있어 아무도 우리를 구속하지 못하리라
그리고 여기에 찬란한 기둥이 서 있어 아무것도
우리의 찬양을 받지 못한다
아무것도 아닌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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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것들

아무것도 아닌 것들


-류시화-


여기에 둥근 기둥이 있어 아무도 그것을 둘러가지 못하리라
그리고 여기에 흙 위에 솟아나온 뿌리가 있어
그것은 방향 없는 눈
아무것도 아닌 것

발에 채인다 여기
모든 흐름을 멈추게 하는 것
빛을 갉아먹는 황금색
벌레들
아무것도 아닌 것들

새삼 사랑을 공개할 필요는
없으리라 눈 위에 눈 위의 감시자들에게 새삼
나의 애인을 들추어 낼 까닭은 없다
여기
하늘에서는 조용히 구름이 날고 이미
이전에 왔던 이가 또 소리친다
이제 곧 종말이 오리라 일지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그렇게
우리는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안다
우리는 우리가 온 곳으로 되돌아가는 도중에 있음을
안다
눈 속의 감자들, 감자의 죽은
눈들

우리는 소리 없이, 줄지어
검은 나무들 아래로 지나간다
안개, 기둥들,
들리지 않는 소리들
한때 눈 속에 파묻혀 있던
것들, 눈을 아프게 하는 것들

여기에 멈추지 않는 흐름이 있어 우리와 함께
지나간다
소리지른다, 언제나 들리는
소리들
여기에 우리가 서 있어 아무도 우리를 구속하지 못하리라
그리고 여기에 찬란한 기둥이 서 있어 아무것도
우리의 찬양을 받지 못한다
아무것도 아닌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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