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발사" 예정인 나로호 우주센터 가보니…
| 기사입력
2012-04-30 11:53 | 최종수정
2012-04-30 12:47

【고흥=뉴시스】송윤세 기자 = 지난 24일 오후 여수공항에서 2시간을 차로 달려 전남 고흥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호 우주센터에 도착했다.
우주센터는 인접한 마치산과 남해안의 푸른바다를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들여올 1단 로켓을 공항에서 배로 운반해 센터까지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우주센터를 섬에 지어야 했다"고 건립 배경을 설명했다.
센터의 출입문을 통과한 이후 차로 굽은 길을 수십번은 돌아 김승조 항우연 원장과 조광래 발사준비추진단장 등이 기다리고 있는 발사통제동에 도착했다.
조 단장은 나로호 발사지휘센터(MDC)가 보이는 브리핑룸에서 나로호 3차발사 준비 현황과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등에 대해 설명했다.
조 단장은 우선 오는 10월 3차로 발사될 예정인 나로호는 1, 2차 발사의 실패원인을 분석해 결함 부분을 개선·보완했다고 말했다.
1차 발사 때는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실패했다. 이에 페어링 분리성능을 높이기 위해 분리기구를 보완한 뒤 조립과정에서 작업·품질관리 등을 보강했다.
2차 발사 실패는 기술 분야에 협력했던 러시아와 한국이 지적한 원인이 서로 달랐다. 러시아는 페어링 분리시스템이 고전압이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방전으로 폭발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은 1단의 가압순환시스템 누설로 폭발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결국 양측은 합의를 보지 못한 채 두 나라가 지적한 내용을 모두 실패원인으로 인정해 개선 조치했다.
한·러 공동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따르면 페어링 분리시스템을 고전압에서 저전압으로 바꾸고, 가압순환시스템의 누설을 막기 위해 용접 등 작업을 보다 세밀하게 보완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번 3차 발사 때는 오작동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2단에 장착됐던 비행종단시스템(FTS)을 제거한다.
FTS는 발사체의 비행 궤적이 잘못돼 자국 민가에 피해를 입히거나, 다른 나라의 영해나 영토를 침범해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자폭시킬 수 있는 자동조절장치다.
항우연 측은 1단 로켓은 발사 직후 고도가 낮아 궤적이 이탈될 경우 피해가 클 가능성이 있어 FTS를 장착해야 하지만, 정상적으로 2단 분리가 된 후에는 발사체가 200㎞ 이상으로 진입하므로 FTS의 필요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브리핑이 끝난 뒤 조립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곳에서는 1단의 크기와 길이가 동일한 지상검증용기체(GTV)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이 기체는 추진체를 넣고 빼는 연습, 케이블 제거실험, 연료산화제포트연결 등을 실험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보다 현실적인 실험을 시행할 수 있는 견본품인 셈이다.
GTV에는 8개의 리트로 로켓이 1단이 분리된 후 2단과 더 빨리 떨어지기 위해 추진했던 방향과 반대로 추진되도록 도움을 주는 장치도 설치돼 있었다.
발사될 때 발사체가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롤 추력기"라는 장치도 장착돼 있었다.
조 단장은 "GTV에 영하 183℃의 액체산소를 주입하다 보니 표면에 적힌 "대한민국"이란 글씨도 몇 번이나 벗겨져 특수처리된 페인트를 사용해야 했다"며 "GTV를 통해 발사 전에 수백번의 실험을 하고 잘못된 것을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기술을 축적할 수 있었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GTV 외에도 조립동에선 발사체의 압력과 전압을 체크할 수 있는 장치, 추진체 공급장치 등을 볼 수 있었다.
기자단은 마지막으로 나로호 발사대가 있는 곳을 방문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로 발사대를 설치했다. 초록색으로 페인트칠된 발사대를 둘러싸고 75m 길이의 낙뢰방지봉이 세워져 있었다.
발사대 아래를 들여다 보니 발사시 화염으로 인한 연기가 나갈 수 있는 통로와 1초에 1t의 물이 쏟아져나올 수 있는 장치도 볼수 있었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발사체 발사 때 3000℃ 이상의 고온 화염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식혀 줄 물이 필요하다"며 "발사 10초 전부터 총 30초간 물이 공급되도록 설계됐고, 발사 후 물은 대부분 수증기로 변한다"고 말했다.
현재 발사대의 부품은 전부 국산제품으로 만들어졌으며, 오는 2021년까지 3000t 규모의 발사체를 쏘아올릴 수 있는 규모의 2차 발사대를 건설할 계획이다.
조 단장은 "1, 2차 발사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견디고 참으며 기다린다는 뜻의 "감인대(堪忍待)"라는 말을 새기며 3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로호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항공연 관계자들의 "선진 과학기술 입국"을 향한 피땀 어린 애국심을 피부로 느낀 후 비로소 우리나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이자 세계 10대 무역국이란 자부심을 느낀 보람있는 하루였다.
knat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