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언급했듯이,
초기에 나에 관한 필리핀 선생님들의 태도는 그다지 호의적인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한 태도를 보이며, 가장 오랫동안 빈정거리는 태도를 보였던 것은
Reading을 가르치던 23세의 A라는 남자 선생님이었어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그러한 태도는 나에게만 행해지던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한국인 학생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A는 평균적인 필리핀인 남성보다는 꽤 큰 키였고, (180cm 이상?)
날씬한 체형에 꽤 미남형의 외모였기 때문에 초반에는 여학생들에게 꽤 인기가 높았지만,
언제나 도도한 표정과 일관되게 비웃는 어조로 수업과는 관계없는 질문이나 발언을
학생들에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용의 대부분은 한국에 관한 부정적인 것)
그는 꽤 한국 학생들로부터 미움받고 있었어요.
(게다가 50분 수업에서 5~10분 정도 수업을 일찍 끝내는 불성실함도 있었어요. k)
A의 발언의 예시를 들자면,
‘ 너는 왜 한국의 그 위대한 삼성 핸드폰이 아닌 아이폰을 사용하는 거야? k k k k ‘
‘ 한국인은 그렇게 오랫동안 영어를 공부하면서, 왜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거야? k k k k ‘
‘ 마트의 계산대에서 헬퍼가 봉투에 물건을 담아주는 시간조차도 기다리지 못하고,
자신이 직접 허겁지겁 물건을 담는 사람을 보면 언제나 한국인이야. k k k ‘
뭐, 그런 태도와 발언이 결코 상큼하고 기분좋은 수업 분위기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늙고 애국심 부족한 나에게는 그저 개인 취향이나 의견 정도로 여겨졌기 때문에,
그의 질문이나 의견에 자신의 의견을 말하며 그럭저럭 수업을 이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영어로 말해야 하는 것이니까, 영어 말하기 연습이라도 되겠지’ 라는 심정이었고
가끔은 그의 새롭고 참신한 관점의 의견이 재미있기도 했었으니까요.k
하지만 젊고 혈기 왕성한 몇 몇의 다른 동료 학생들은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하고
사무실에 선생님 교체 청원서를 올려서 다른 선생님으로 교체하고 있었습니다.
‘Blade씨도 참지 말고 다른 선생님 교체하세요.
비싼 돈 들여서 외국까지 와서 힘들게 공부하는데, 저런 태도까지 감수할 필요는 없잖아요’
동료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사무실에 선생님에 관해서 불평서를 제출하면 어학원에 고용된 선생님에게
불이익이 취해질 것은 자명한 사실.
회사라는 사회를 경험한 저로써는 그런 상황이 눈에 보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결정에 조금 더 신중할 수 밖에 없었고,
그의 개인적인 의견이 수업을 교체할 만큼의 불쾌감은 없었기 때문에 수업을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A는 침울한 표정으로 저에게 말했습니다.
A 선생님 : 몇 몇의 학생들이 사무실에 불평서 제출해서 수업을 교체했어… 난 불이익 받을꺼야.
Blade : ……..
(‘그게 싫었다면, 그런 태도로 수업에 임하지 말았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침묵)
A 선생님 : 너는 왜 수업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해?
Blade : 불평서 제출하는게 귀찮아서. k
그전부터 다른 학생들에 비해서는 나에게 대하는 A의 태도가 꽤 호의적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나를 대하는 A의 태도는 확연하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수업 시간에 내가 조금 피곤해 하거나 지친 기색이 있으면
안절부절 못하고 걱정해 주거나, 숙제를 조금 덜 주거나,
뭔가 발언을 한 뒤에도 나의 기분을 살피는. . .
처음에는 ‘나도 불평서를 제출할까봐 걱정되서 그런가?’라고 생각되었지만,
어쩐지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랄까..질문의 내용도 바뀌고.. 아무튼 조금 이상했습니다.
A : Blade씨는 어떤 남자 스타일을 좋아해?
오늘 입은 옷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야.
화장품은 주로 어떤 것을 사용해? 향수는 어디 제품?
게다가 복도에서는 나의 이름을 크게 부른 뒤에
내가 쳐다보면 너무나 해맑고 기쁜 표정으로 크게 손을 흔들기도 했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그의 이러한 행동을 목격한 다른 학생들이 의아하게 여길 정도였습니다.
‘뭐지… 이 부담스러울 만큼 엄청난 다정함은;;;…? (-_ -;)
게다가 몇 몇의 동료로 부터 A가 Blade씨를 좋아하는 걸까? 라는 농담을 들은 이후부터는
그의 다정함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 아… A군… 정말 나를 좋아하는 것일까..(‘_’;).?
20대 초반의 A군과 30대 후반의 나의 연령 차이는 너무 큰데;;;
이건 누나를 넘어서서 이모 정도의 연령 차이….;; (-_-;)
절대로 무리라고 무리.;; orz
A : 표정이 좋지 않은데… 혹시 건강이 안좋아진거야?
Blade : ;;;;..응….;;
오히려 한국을 비하하며 조롱하던, 도도한 A씨의 모습이 그리워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애매한 상황을 도저히 견디기 힘들어서
결국 ‘선생님 교체’ 까지 혼자 신중하게 고민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동료 여학생들이 놀라운 뉴스를 전해줍니다.
‘Blade씨 아세요? 이곳 어학원 선생님 중에 게이(gay)가 5명 있는데,
그게 F씨, E씨, T씨, Y씨, 그리고 A씨.
‘뭐?? A씨가 게이(gay)라고? ? (‘o’;)’
너무 조심스럽고 놀라운 뉴스였지만,
저는 이것을 반드시 확인해야했기 때문에,
이후 그의 수업 시간이 끝나기 직전 단도직입적으로 그에게 질문했습니다.
Blade : 질문이 하나 있어.
A : 응, 뭔데?
Blade : 너는.. 게이(gay)야?
A : ……… (침묵)
그리고 잠시 뒤에 웃으며 그가 나에게 대답했습니다.
‘응. 나는 게이(gay)야.
‘왜? 너도 다른 한국인들처럼 내가 무서워?’
입가에는 분명히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만,
나를 쳐다보는 그의 눈은 전혀 웃지 않고 있었습니다.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