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샌포드 패니치 대표
이십세기폭스사가 한국 영화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수십억 원 규모의 작품에 직접 투자하고, 이후 폭스의 배급망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하겠다는 계획이다.

-2008년 FIP(Fox International Production) 설립 이후 성과를 짚어본다면?
인도 시장 개척이 꽤 만족스러운 편이다. 발리우드는 기본적으로 자국 영화가 90퍼센트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자본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내 이름은 칸>(2010)이라는 좋은 작품을 기획해서 인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폭스서치라이트를 통한 북미 배급 또한 인도 영화 배급 사상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내 이름은 칸>은 2010년 2월 북미 개봉 당시 4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다.) 멕시코와 협업한 <미스 발라>(2011)는 이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FIP의 자랑스러운 성과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한국 영화의 배급뿐 아니라 투자 제작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태프와 배우 패키징 자체에도 직접적으로 관여하게 되나?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의 오상호 대표, 한국에서 FIP 기획 개발 업무를 맡은 허성일 프로듀서가 주축이 되어 자국 시장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본사는 이를 지원하는 형태다. 실제로 허성일 프로듀서가 지난 1년간 비공식적으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기획, 발굴하는 작업을 거쳤다.
-<황해>(2010)가 이십세기폭스사의 첫 투자작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얼핏 국내에 배급되는 이십세기폭스의 작품과는 톤 앤 매너가 다른 영화로 느껴진다.
이유는 아주 단순한데, 나홍진 감독이 한국 시장에서 매우 훌륭한 상업 영화 감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예산에 비해 대단한 스케일을 만들고, 인상적인 시퀀스를 연출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이십세기폭스사가 지향하는 영화는 훌륭한 만듦새를 갖춘 작품이지, 굳이 블록버스터만을 표방하는 것은 아니다.
-<황해>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
할리우드의 유명 프로듀서와 각본가가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기획·개발 단계는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만큼 아직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기는 어렵다.

-한국 시장에서 어떤 가능성을 발견하고 배급 및 투자 제작을 진행하는 건가?
언어가 다른 만큼 ‘한국적인 작품’이나 그 특징을 본사에서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한국에서 프로젝트 발굴의 주축이 되는 스태프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자국 시장 점유율이 50퍼센트 이상이라는 건 꽤 안정적인 시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물론 각국 시장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은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예컨대 일본에서는 그들의 컨소시엄 시스템을 존중하는 식이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알아갈 것이다. 최근 4~5년간 한국 박스오피스 10위권 내에 오른 주요 영화들은 전부 살펴봤다. 이 밖에 한국의 많은 감독과 배우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직접 만난 한국 감독이나 배우가 있나?
영화 <하녀>(2010)의 임상수 감독이 떠오른다. 그 외 진행 중인 것은 많지만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려운 단계다.
-FIP가 설립한 레이블 ‘폭스 월드 시네마’에 대해 설명해 준다면?
외국어로 제작되는 영화들을 위한 레이블이다. 이전에는 그들만을 위한 플랫폼이 따로 없었다. 폭스 월드 시네마는 넷플릭스(미국 DVD 대여 사이트)와 월마트 등을 통한 폭스의 대중 유통 배급망을 활용해서 외국어 영화들에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한다. <황해> 역시 이 유통망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폭스서치라이트에서 진행 중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스토커> 역시 FIP와 연관된 작품인가?
FIP의 주목적은 자국 영화에 제작 투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큰 연관은 없다. 다만 FIP 프로젝트인 <내 이름은 칸>이 폭스서치라이트를 통해 배급됐듯, 폭스 계열사 간의 긴밀한 협조는 언제든 가능하다. 실제로 폭스서치라이트와 FIP 마케팅은 담당자가 같다.
-가까운 시일 안에 가시화되는 프로젝트가 있을까?
물론이다. 내년에 적어도 두 작품 정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획·개발 단계에 놓인 몇 개의 작품이 있으나, 서두를 필요는 전혀 없다고 본다. 좋은 시기에 최고의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꾸준히 좋은 작품에 투자하고, 폭스의 탄탄한 배급망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