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하이 회장, 샤프 인수협상 중단하고 돌연 귀국... 샤프 주가 12.8% 급락
투자자들은 샤프 주식을 투매했다. 대만 전자업체 홍하이(鴻海)정밀공업의 테리 고 회장이 이날 갑자기 일본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일본의 LCD TV 패널 제조업체인 샤프의 장기적 생존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홍하이의 샤프 인수 합병에 대해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추측을 키웠다.
고 회장은 샤프와 합작 투자한 일본 서부 사카이(堺) LCD 공장을 방문 중이었다. 고 회장은 30일 이 공장에서 진행하기로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생략하고 대만으로 귀국했다.
고 회장의 예기치 않은 귀국에 따라 31일에는 홍하이가 샤프 지분 9.9%를 매입하고 인수 합병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던 기대가 보기좋게 빗나갔다.
이날 샤프 주가는 12.8% 폭락으로 마감, 2주래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샤프의 미유키 나카야마 대변인은 샤프와 홍하이가 31일 오전에 인수 합병 협상을 벌일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샤프 주식 투매가 늘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홍하이의 샤프 인수 합병에 대해 비관론을 키웠다는 점을 시사한다.
일본 전자업체 샤프가 삼중고에 빠졌다. 자금난에 제품 생산이 중단됐고,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회사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의 보너스를 삭감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샤프는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5’ 생산에 필요한 LCD패널 생산을 미루고 있다. 수출을 언제 재개할지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LCD패널 생산이 지연된 이유는 현금 조달이 빠듯한 상황에 부채 상환일까지 다가왔기 때문이다. 150억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는 샤프는 지난 3월에 끝난 회계연도 기준 순손실액이 3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LCD와 TV 사업을 재정비하는 데 들어간 지출이 컸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샤프의 은행 단기 대출 의존도가 높다"며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로 두단계 강등했다. BB+는 투자 부적격(정크) 등급에 해당된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S&P는 “연간 실적이 더 나빠질 경우 등급을 추가 강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금난이 공식화되자 샤프는 1일 "임직원들의 보너스를 삭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올해 말까지 200억~300억엔을 아끼기 위한 조치라고 일본의 교도통신은 전했다. 샤프는 올해 초에도 직원 월급을 삭감했고, 지난달에는 5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궁지에 몰린 샤프가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을 설득하고 나섰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자금 조달의 일환으로 홍하이정밀공업에 지분 9.9%를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주가가 매일 떨어지면서 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하이 테리 구 회장은 지난주 일본을 방문해 재차 협상에 들어갔지만,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 31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샤프의 주가는 13% 하락한 198엔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