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강제성 부인’ 거짓말
유엔 채택 보고서 ‘수두룩’
98년 맥두걸 “본질은 강간소”
96년 보고서는 국가배상 권고
여성국제법정, 일왕에 “유죄”
세계 각국 의회 결의안 채택
미 의회서 2007년 의견 표명 뒤
네덜란드·캐나다 등 잇단 결의안
“위안부 범죄 부인…고립 부를것”
독도 문제를 둘러싼 최근 한-일 갈등에 편승해 일본에서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마저 부인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라는 지적이 많다.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 책임은 한국뿐 아니라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도 이미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유엔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10개 가까운 보고서를 내놓았다. 1998년 8월 발표된 ‘맥두걸 보고서’는 위안부와 관련해 가장 널리 알려진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보고서다. 유엔 인권소위원회의 ‘전시성노예제 특별보고자’ 게이 맥두걸이 여러 해에 걸쳐 조사한 뒤 내놓은 ‘2차대전 중 설치된 위안소에 관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분석’ 보고서는 인권소위에서 압도적 지지로 채택됐다. 맥두걸은 이 보고서에서 일본군 위안소의 본질이 ‘강간소’였다며 “일본 정부는 잔학행위에 대해 개인배상 등 구제조처를 강구해야 하며, 강간소의 설치·감독에 책임이 있는 정부·군 관계자를 소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국제법률가위원회는 94년 11월 ‘위안부-끝나지 않은 시련’ 보고서에서 일본군이 위안부 문제에 전면적으로 관여했다며 “일본이 피해자에 대한 도의적, 법적 책무를 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유엔 인권위의 ‘여성에 대한 폭력에 관한 특별보고자’ 라디카 쿠마라스와미는 96년 2월 ‘전시의 군사적 성노예 문제에 관한 북한과 남한, 일본 파견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쿠마라스와미는 현지조사 등을 거쳐 발표한 이 보고서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군사적 성노예”라고 단정하고 일본의 법적 책임 인정, 피해자에 대한 국가 보상과 가해자 처벌을 일본에 권고했다.
2000년 12월에는 아시아 여성단체들의 주도로 ‘일본군 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이 꾸려져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다뤄졌다. 이듬해 12월에 나온 최종 판결에서 이 법정은 “위안부 문제가 강간과 성노예 범죄에 해당한다”며 히로히토 일왕을 비롯한 피고인 10명에게 ‘개인의 관여책임’과 ‘상관의 책임’을 물어 유죄라고 선고했다.
또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1994년과 2003년, 2004년, 2009년 등 네차례에 걸쳐 최종 견해를 채택해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배상 등을 촉구했고, 유엔 고문방지위원회(2007년), 시민적 정치적 권리위원회(2008년)도 일본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최종 견해를 채택했다.
국제기구뿐이 아니다. 미국 하원 의원이 2007년 7월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과 요구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필두로, 네덜란드 의회(2007년 11월)와 캐나다 의회(2007년 11월), 유럽의회(2007년 12월) 등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이신철 성균관대 교수는 “강요된 성노예 등 반인륜 범죄에 대해 갈수록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게 국제 사회의 흐름”이라며 “일본의 위안부 범죄 부인은 국제 사회에서 일본의 도덕적 권위 추락과 퇴행, 고립 등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