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가부채 비율 한국의 6배… 나랏빚이 신용등급 갈라
日, 경상수지도 적자 가능성… 한국은 흑자 기조 이어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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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용등급이 일본을 추월한 것은 한일 경제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역사적인 사건이다.경제개발이 본격화된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제의 본보기가 다름 아닌 일본이었기 때문이다. 2차대전 패전국이라는 상처투성이에서 세계 3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일본 경제는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제성장의 기틀을 다져야 했던 우리 경제의 교과서였다. "한강의 기적"으로 일컫는 관료 주도형 압축 성장이나 중화학공업 위주의 경제성장 등 한국식 경제 발전 모델의 원조 역시 일본이었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조선·철강·반도체 산업도 대부분 일본에서 보고 배운 것이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가 일본 최고인 소니(SONY)를 앞지르고, 조선·철강·IT 분야의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정면 대결에서 일본을 누른 경험은 스포츠 분야를 제외하곤 거의 없었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는 "이번 신용등급 역전은 일본에 처져 있던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이제 일본을 앞질러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두 나라의 신용등급 역전을 가른 근본적인 원인은 나랏빚이다. 국가신용등급이란 결국 부도내지 않고 빚을 갚는 능력을 말하는데, 빚이 많을수록 등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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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비중은 229.8%에 달해 우리나라(34.1%)의 6배가 넘는다. 한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다른 나라가 이 정도 빚을 졌다면 이미 부도를 냈어야 정상"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장기 불황으로 기초 경제 체력이 바닥을 드러냈다. 작년 대지진 이후에도 일본이 이렇다 할 부양책을 내지 못한 것은 일본의 위기 극복 능력이 그만큼 미약함을 시사한다.글로벌 금융위기 다음 해인 2009년 한국은 0.3% 성장을 기록해 위기 속에서도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지만, 일본은 성장률이 -5.5%로 곤두박질쳤고, 작년에도 역시 마이너스 성장(-0.7%)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일본이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 증가와 경제 활력 저하라는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때 세계 최고였던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든 것도 신용등급 역전의 한 원인이 됐다. 지난해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8조엔에 채 못 미쳐 1996년 이래 가장 적었다. 올해는 적자로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한국의 작년 경상수지 흑자는 276억5000만달러에 달했고,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신용등급 역전을 너무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 대외 신인도가 좋다는 의미일 뿐이고, 우리 역시 고령화·저출산 문제를 정부 재정을 풀어 해결하려 했다간 한순간에 "부실 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