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외환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일본의 개인투자자들, 일명 와타나베 부인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기 시작했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갈등을 둘러싸고 중국인들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데 대한 대응 조치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일본 자동차업계는 중국의 불매운동 여파로 올해에만 1300억엔(1조7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증발하는 피해가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중ㆍ일 간 영토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자, 일본 투자자들이 대중 투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일본 자산운용사들은 중국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84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출범시키려는 계획을 최근 철회했다.
일본 운용사인 디암은 10월부터 일본 내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9400만위안 규모의 채권 펀드를 내놨지만 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
노무라증권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향후 3개월간 가장 매력적인 통화로 위안화를 꼽은 비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FT는 일본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인용해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중국 주식과 채권, 은행 계좌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는 방식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대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기업들도 대중 투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1990년 이후 1조달러 이상을 투자해 16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중국 경제발전에 기여해 왔다.
하지만 센카쿠 분쟁 이후 도요타, 닛산 등은 중국의 대체지로 태국을 선택해 신차와 엔진 공장 등 건설에 나섰다. 완구ㆍ게임기 업체인 반다이는 17년간 주력 생산거점이었던 중국 공장을 필리핀으로 옮긴다. 편의점 업체 패밀리마트는 당분간 중국에서 신규 출점을 중단하기로 했다.
일본 기업들의 역외 위안화표시 채권인 `딤섬 본드` 발행도 올 7월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중국의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7개 일본 자동차 업체의 올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중국시장 판매가 71만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판매 목표에서 20% 정도 줄어든 규모다. 도요타는 20만대, 닛산은 17만5000대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7개 자동차 업체는 중국 사업에서만 올해 순이익이 약 1300억엔(약 1조7800억원) 줄어드는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신문은 추정했다. 지난달 중국시장 판매규모도 혼다 53.5%, 도요타 44.1%, 닛산 40.7%씩 감소했다.
10월 초 중국의 대형연휴 기간에 일본 8대 가전메이커의 중국 내 판매실적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했다. 이로 인해 9월 일본의 대중국 수출규모는 9538억엔에 그치며 올 1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에 머물렀다.
한편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 열도 영토 분쟁으로 올해 4분기에만 총 2조원 가까운 양국의 국부가 날아갈 것으로 예상됐다.
와타나베 부인 : 환투기 등 해외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개인투자자들을 지칭하는 말로, 이들의 투자자금은 1조엔에서 최대 40조엔까지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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