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연합 2013"이라 명명된 중·러 해상연합훈련이 지난 7월5일부터 12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 앞 동해표트르대제 만(灣)에서 실시되었다. 이번 훈련에는 함정 18척과 잠수함 1척, 그리고 항공기 3대 및 헬리콥터 5대 등 군사장비와 양국 특수부대 병력이 참가했다. 중국 측에서는 북해함대와 남해함대 소속 구축함 4척(선양함·스자좡함·우한함·란저우함)과 최신예 미사일 유도 호위함 2척(옌타이함·옌청함) 및 보급선(훙저후함) 1척, 함재 헬리콥터가 3대 참가했고, 러시아 측에서는 태평양함대 소속의 순양함 바랴그호와 비노그라도프호, 또 대형 반잠함 및 킬로급 잠수함 등 함정 12척이 참가했다. 중국이 파견한 대부분의 함정은 2000년 이후에 제조된 최신예 주력 전투함이다. 이번 중·러 연합훈련은 중국 해군이 외국 군대와 연합해 실시한 훈련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평가되었다.

역대 최대의 중·러 합동 군사훈련
양측의 연합 전력들은 대(對)잠수함, 대함 및 해상 방공훈련, 해상 보급훈련, 합동 수색·구조 훈련, 호위 및 구출작전 등 11개 훈련 임무를 수행함은 물론 해상 열병식도 가졌다. 훈련은 실제 상황을 가상해 해상 및 공중 목표를 타격하는 실사격 훈련이었다.
이번 훈련은 지난해 11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중국 방문 때 양국 국방장관이 합의한 내용에 따라 실시된 것이다. 훈련이 임박한 6월 말 팡펑후이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군 수뇌부들을 대거 거느리고 러시아를 방문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합의한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양국 간 전략적인 군사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게 방문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러 해상연합훈련의 일차적 목적 또한 양국 해군의 유대 및 협력 강화, 즉 연합작전의 운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 해방군보 > 는 "이번 훈련은 향후 양국의 연합훈련을 체계화하고 정례화하는 데, 또 양국 간 군사 교류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훈련에 중국 대표로 참가한 딩이핑 해군 부사령관은 "이번 훈련은 중국과 러시아 해군에 값진 실전 기회를 부여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해상연합훈련에서 가상의 적은 해적이다. 양국 연합군은 해적선의 공격을 방어하고 퇴치하는 한편 해적선에 나포된 선박을 구출하는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얼핏 보기엔 소말리아 해역을 누비는 해적을 소탕하는 작전으로 보인다. 하지만 훈련 규모와 장소에 주목한 분석가들은 이번 훈련에서 중국이 겨냥한 대상은 일본이라고 관측했다. 러시아 관할 해역에서 수행된 훈련이지만 훈련 규모가 역대 최대이고 훈련 장소가 일본과 인접한 동해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지난해 9월 베이징과 도쿄 사이에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문제가 불거졌다. 일본 정부가 사유지인 이 섬들을 사들여 국유화하면서 양국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베이징과 도쿄는 자주 의견 충돌을 빚었고 경쟁적으로 센카쿠 열도 주변의 순찰을 강화하면서 대립은 깊어졌다. 상하이에 기반을 둔 군사 전문가 니 러숑은 "군사훈련은 가상의 적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게임에 불과하다. 지난달 일본은 중국을 겨냥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미·일 연합훈련을 했다. 이번 중·러 연합훈련은 분명히 일본, 나아가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지난 6월 중순 미국과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양국 해군은 미국 캘리포니아 인근 샌디에이고 해변에서 섬 탈환을 가상한 상륙 훈련을 단행했다. 이는 중국이 센카쿠 열도를 무력 점령했을 경우를 가정하고 일본 자위대가 미군과 연합작전을 펼쳐 섬을 탈환하는, 실전을 방불케 한 모의 훈련이었다. 6월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주석은 도쿄와의 연합군사훈련을 취소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워싱턴은 다국적 군대가 참가한 연합훈련에 일본 자위대가 참가하는 형식이라고 주장하며 거절했다.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부에선 자위대 내에 상륙 전담 부대인 해병대를 창설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중·러 연합훈련이 일본을 겨냥했다는 관측을 의식한 듯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팡펑후이 총참모장은 모스크바 회담 직후인 7월1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훈련은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양국 간 군사 협력 강화와 공조 향상을 위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은 이번 연합훈련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런 가운데 홍콩 언론은 7월7일부터 12일까지 일본과 미국이 홋카이도 부근에서 전투기 연합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훈련에는 아오모리 현 미사와 기지 소속의 주일 미군 F16 전투기 8대와 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 8대가 참가했다. 또 이 언론은 미·일 연합훈련 장소가 중·러 연합훈련 장소에서 불과 600~800㎞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군사력 과시 무대?
베이징의 해양 주권에 대한 생각은 확고해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열린 18차 당 대회 보고에서 "해양강국 건설"을 선포하면서 분쟁 해역에서 강경한 태도를 견지할 것임을 예고했다. 나아가 이번 중·러 해상연합훈련을 계기로 공안부(변방 순찰), 농업부(어업 관리), 해관(해상밀수 단속) 등의 기관에 속한 해양경찰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고, 국가 해양국이 전담하는 법령을 만들었다. 아울러 국가 해양국 산하에 기존의 해감(해양 감시) 총대에 새로이 합류한 기관들을 합쳐 중국 해경국을 출범시켰다. 향후 중국은 해경국을 통해 남중국해, 동중국해 등 분쟁 해역을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듯하다.
러시아 또한 북방 4개 쿠릴 열도 문제로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4월 러시아를 방문한 아베 일본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만나 4개 섬에 대한 영유권 문제를 계속 논의하자는 선에서 합의했다. 그러나 모스크바가 실효 지배하는 이 섬들을 일본에 반환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없다. 러시아가 중국과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목적은 좀 더 원대한 듯하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해군 전문가 리 지에는 "냉전시대 세계 제2의 해군력을 자랑하던 모스크바는 (연합훈련을 통해서) 군사력을 과시하고 세계 무대에 복귀할 준비가 되었음을 선언하려는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의 무력시위가 예사롭지 않다.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