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년 전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미라가 지난 달 29일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첫 정밀 검사를 받았다. 이 미라는 지난 달 17일 전남 나주시 다시면 가운리 문화 류씨의 선산에서 이장작업 중 발견된 것으로 기록에 따르면 1500년대 중반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병원측은 64채널 다검출컴퓨터단층촬영(MDCT) 장비와 전신 엑스레이 장비를 동원해 미라의 상태를 샅샅히 측정했다. MDCT는 일반 컴퓨터단층촬영(CT)과 달리 사람 장기까지 입체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다.
병원측은 "미라가 시신을 염할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발견 당시 피부 탄력까지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원형이 잘 보존됐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 미라는 키가 150cm 가량으로 치아와 뼈 보존 상태 역시 양호한 것으로 밝혀졌다.
류 씨 문중은 조상의 묘 18기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이 미라를 발견하고 고대 박물관에 의뢰해 연구용으로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이 미라는 조선 시대 사대부 가문이던 문화 류(柳) 씨 가문의 선산 이장 과정에서 발견됐다. 족보에 따르면 1540년~1570년 까지 생존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미라의 13대 후손인 류재희 전 국회의원(11대)은 “가문 어른의 시신이라 고이 모셔야 하지만 의학발전을 위해 흔쾌히 미라를 기증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미라를 의대로 가져가 탄소 연대 측정 등을 통해 미라의 연령, 매장 시기 등을 확인하고 박물관에 보관하며 질병, 복식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더사이언스는 어렵게 류 씨 문중의 허락과 고려대 의료원측의 협조를 받아 이날 미라 조사 과정을 사진에 담아 소개한다.
미라 검사에 앞서 연구진이 미라를 기증한 문화 류(柳)씨 가문 사람들에게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영상의학과 관계자들이 검사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미라 전문가인 김한겸 고려대 병리과 교수와 우옥희 영상의학과 교수가 진단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