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상대성 이론의 기본 원리: 광속의 불변성 ¶
아인슈타인이 학창시절 때 물리선생에게 "만약 빛을 따라 광속으로 움직인다면 빛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질문을 했는데 "그렇다면 빛은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답을 얻었다고 한다.상식적으로 두 물체가 그렇게 움직인다면 교수의 말대로 일어나는 것이 정상이다. 두 명이 나란히 똑같은 속도로 걸어가면 한 명의 입장에서 다른 한 명은 같은 자리에서 다리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듯이. 그러나 관측된 바에 의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지구가 자전하고 있고, 동시에 태양을 공전하고 있고, 태양은 은하를 돌고 있고, 우리은하 자체도 움직이고 있는데 빛의 속도가 항상 일정하게 측정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괴현상이었다.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열차 안에서 탁구를 치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위에서 언급되었듯 이상적인 일정운동과 정지 상태는 구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열차 안의 사람들은 자기들이 땅 위에 서 있는 건지 움직이고 있는 건지 모른다.[45] 이제 탁구를 치는 한 사람이 서브를 하려고 공을 정확히 위로 10cm 던진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관성에 의해 공은 그 사람의 기준에서 정확히 아래로 다시 내려온다. 이렇게 총 20cm 움직이는 게 1초 동안 일어났다고 생각하면 공의 속력은 20cm/s가 된다.
이번에는 열차 밖에서 이 탁구를 구경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사람의 입장에서는 열차가 고속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공이 움직이는 거리는 20cm가 아니라 훨씬 길다. 대충 40m라고 생각하자. 이 사람의 관점에서 공의 속력은 대략 40m/s이다.
여기까지는 뉴턴의 이론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관찰자에 따른 괴리감이다. 이것을 설명한것이 갈릴레이 변환. 그런데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관찰자의 위치와 상태에 따라서 속력, 방향 등 모든 관측결과가 다를 수 있으나 딱 하나만큼은 절대적이라고 한다. 바로 빛의 속력이 299792.458km/s라는 특성. 그러니까 어떻게 이동하고 있건 간에 광속은 똑같이 c의 값을 가지게 된다. 심지어 빛을 따라서 광속에 가깝거나 광속에 도달한 상황에도.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다른 속력의 두 관측자 간엔 시간차와 길이차가 생기기 때문에 빛의 속력이 고정되어 보인다"로 상대론을 이해한다는 건데, 사실 그 정반대이다. 즉, 광속으로 달리는 물체는 어떤 관성계에서든 광속으로 달리기 때문에 두 관측자 사이에 시간차와 길이차가 생기는 것[46]이다. 물론 그 반대가 맞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 보라, 시간이 짧아지고 길이가 줄어들고 주파수가 변하고 질량이 커지고... 등등의 구구절절한 것들보다 상대성 원리와 광속 불변의 원리 이 둘만 가지고 가정하는 게 더 간단하고 강력하다.[47] 그런 이유에서 물리학자들은 일단 상대성 원리와 광속 불변의 원리만 가정하고 나머지 것들을 이끌어 낸다.
어쨌든 그 원리로부터 다른 계의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걸 볼 수 있는데,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앞의 탁구놀이로 돌아가 보자. 똑같이 1초 동안 이동했으나 탁구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공이 움직인 거리가 0.2m, 열차 밖의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40m다. 그래서 공의 속력에 대해 견해의 차이가 생긴다. 그런데 열차 안의 선수들이 1초라고 생각한 게 사실은 200분의 1초, 즉 0.005초였다면 어떨까? 이 경우 선수들은 인지하지 못 하지만 그들의 시간이 느려졌기 때문에 실제로(=바깥 관측자의 기준에서) 공이 20cm를 움직이는 데에 걸린 시간은 0.005초이므로 공의 실제 속도는 40m/s로 통일된다.[48][49]
이 원리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50] "빛은 어떤 관성계에도 속하지 않아서 모든 관측자가 광속을 똑같이 인식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재밌는 건, 광속 불변의 원리는 사실 자연계에 정보의 최대 속도가 존재한다는 것[51]과 동치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다른 원리들의 뒷받침이 필요한데, 최대 속도가 존재한다는 것으로부터 광속 불변의 원리를 보이기 위해선 상대성 원리가 필요하며, 반대로 광속 불변의 원리로부터 최대 속도의 존재를 보이기 위해선 상대성 원리에 인과율 원칙이 필요하다. 즉, 광속 불변의 원리와 상대성 원리가 성립하는데, 최대 속도 같은 게 없으면 인과율에 어긋나는 상황이 생긴다는 뜻. 다시 말해, 과거로 정보 전달이 가능해진다는 걸 의미한다.
출처 - 엔하 위키 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