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촉발 분리독립 열기, 텍사스에서 오키나와까지 자극
기사입력 2014-09-12 12:29 기사원문 329
스페인 카탈류냐 지역에서의 독립 운동 AFP=News1(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로부터 캐나다 동부 퀘백, 미국 남부 텍사스, 일본 남부 오키나와 등에 이르기까지 민족주의자들과 분리주의 운동세력이 일주일이 채 남지 않은 스코틀랜드 주민투표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8일 투표로 스코틀랜드가 대영제국(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으로부터 분리되면 민족자결 혹은 주민자치에 대한 꿈이 단순한 기대에 그치지 않고 현실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염원하고 있다.
스페인 카탈루냐에서는 11일(현지시간)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들은 이 날 카탈루냐주 주도 바르셀로나에서 노란색과 빨간색이 섞인 카탈루냐기와 이 색깔의 티셔츠를 입고 거리로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페인의 또 다른 지역 북부 바스크 자치지역에서는 민족주의 성향의 지자체 장이 스코틀랜드 전통의상인 킬트를 입은 채 "바스크는 스페인의 일부가 되기보다는 스코틀랜드에 속하는 편이 낫다"고 농담하기도 한다.
카탈루냐 분리주의자들은 오는 11월 9일 투표를 치를 방침이지만 스페인 중앙정부는 분리독립과 관련한 선거에 대해서는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고 용인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에서는 민족주의자들이 스코틀랜드 투표에 영향을 받아 온라인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이들은 주민 10명 가운데 9명이 자치를 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북쪽 여러 지역에서 독립이나 자치권 확대를 지지하고 있는 정당 북부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스코틀랜드의) 분리주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독립은 다른 지역도 분리독립을 놓고 표결을 거쳐야 한다는 메시지를 유럽연합(EU)에 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탈루냐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남부 티롤, 프랑스 코르시카 섬, 프랑스 북부 브르타뉴, 터키 프리지아 등의 주민들은 스코틀랜드 투표 당일에 버스를 대절해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심지어 독일에서 가장 부유한 곳 중 하나인 바바리아 지역의 주민들도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쿠르드 자치 지역에서도 스코틀랜드 투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터키 내 쿠르드 지역에 있는 마틴 아투클루 대학의 교수 나이프 베즈완은 "스코틀랜드 투표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라크 아르빌에 있는 자치지역 최대 언론매체 루다우의 웹 매니저헤민 리호니는 "여기선 모두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지지자들이 에딘버러에서 스코틀랜드기를 흔들고 있다 AFP=News1
스코틀랜드의 독립 열기는 미국 텍사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원인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이후에 한발 뒤로 물너가긴 했지만 2009년 텍사스주의 분리 독립 방안을 언급했다. 현재 백악관 홈페이지에에 올라와 있는 텍사스 독립을 요청하는 청원서에는 12만5000명이 서명했다.
주별로 볼 때에 텍사스는 반(反)연방 정서가 강하다. 극우파 티파티 활동의 중심지이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내세운 건강보험개혁법(ACA), 이른바 오바마케어 참여는 거부해왔다. 페리 주지사는 사회보장연급은 사기극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텍사스는 1845년 연방에 속하기 전에 약 10년 동안 독립 국가로 존재했다.
텍사스 내셔널리스트 운동(Texas Nationalist Movement)의 회장 다니엘 밀러는 올해 스코틀랜드에 있는 스티어링대학에 초청을 받기도 했다. 당시 그는 스코틀랜드의 투표는 독립 텍사스로 가는 길을 열어 놓았다고 말했다. 즉, 투표 그 자체가 지정학적으로 무척 중요한 분리 논쟁에 불을 붙였다는 평가이다.
일본에서는 오키나와(沖?)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키나와 현의 역사는 일본이 1879년 류큐(琉球)국 정부를 해산하면서 시작된다. 당시 일본 정부는 500여명의 군경을 파견해 류큐 정부를 해산하고 국왕을 도쿄로 압송해 형식적 작위를 내린 뒤에 이 일대에 오키나와 현을 설치하였다. 이후 일본 정부는 동화 정책을 추진했다.
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주일 미군기지 대다수가 오키나와에 설치된 점은 이후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의 감정이 더욱 악화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5월에는 오키나와에서 "류큐 민족독립 종합연구학회"가 결성됐는데 류큐자치연방공화국 건설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 단체에는 미군 기지건설 반대 운동가들이 다수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정치 경제 평론가 우에쿠사 가즈히데(植草一秀)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주민 의사를 짓밟고 정부가 미군 기지 건설을 강행하게 되면 오키나와 주민들은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다"며 "스코틀랜드와 크림 반도 상황은 일본에도 파급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본 왕실 일가 출신 논객 다케다 쓰네야스(竹田恒泰)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는 11월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 1년 이내에 류큐국 독립을 목표로 내세운 류큐 자립독립실행위원회의 오시로 히로시(大城浩詩) 위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표명했다"며 "그가 오키나와를 정치적 실력으로 점거하고 독립국을 선언할 의도를 갖고 있다면 내란죄나 내란 음모죄를 구성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합의에 의해 국가가 분리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분리독립이 그 예이며, 노르웨이가 1905년에 스웨덴으로 분리된 것도 이에 속한다. 하지만 대다수 근대 국가들은 분리 운동이 거세게 몰아치면 전쟁을 겪었다.
미국은 미합중국을 보전하기 위해 내전을 겪었다. 터키는 수십년 동안 쿠르드족과 싸웠고 여전히 쿠르드족이 그들의 언어로 교육받을 권리를 불허하고 있다.코소보는 1990년대에 전쟁을 겪은 뒤에야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헌할 수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우에는 크림자치공화국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지지했고 스코틀랜드의 독립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민족자결에 대한 방침은 사안에 따라 다르다. 체첸과 다게스탄 공화국에서 분리운동이 벌어지면 푸틴 대통령은 가혹하게 진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