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가 군정 장관으로서 본격적인 일본 통치를 시작하자 히로히토(1901-1989) 천황은 1945년 9월 27일 주일 미국대사관저로 맥아더 장군을 예방했다. 그런데 이날 예방에 앞서 맥아더의 참모들은 맥아더 장군의 권세를 보이기 위해 먼저 천황을 총사령부로 호출하자고 강력히 권고했다. 그러나 맥아더는 그런 행동은 일본 국민들의 감정을 촉발하는 것이라고 만류했다.
그런데 얼마 후 천황이 자진해서 대사관을 방문하겠다는 통보가 와서 맥아더는 천황의 예우에 대해 즉 군주에 대한 모든 예우에 만전을 기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한편 이날 맥아더와 천황의 첫 만남의 사진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내용인즉 이 사진에서 맥아더는 넥타이도 매지 않는 군복차림인데 비해 천황은 모닝코트에 실크헤드로 정장을 했다. 거기에다 맥아더는 허리에 손을 받친 채 천황을 자신의 왼쪽에 세워놓고 사진을 찍었다. 그야말로 천황의 신격(神格)이 일순간에 인간으로 강등된 초췌한 모습의 사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