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에겐 영웅이 없다고 한다. 그것은 영웅이 영웅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하인이 하인이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은 "가장 위대한 이야기"(The geatest story ever told)로 불리는 대한민국 70년의 10대 영웅 중 한 분이다. 그런 영웅을 하인처럼 대우해선 안 된다. 영웅이 영웅을 알아보듯이 그를 영웅처럼 대접해야 한다. 이건희 회장뿐 아니라 그런 인물, 그런 회사를 만드는 데 수고를 보탠 우리 모두가 영웅이니까(문제의 방송사 기자는 빼고).
1. 월마트 매출액 4820억 달러
2. 중국電力회사 3296억 달러
3. 중국국영석유회사 2993억 달러
4. 중국석유化工그룹(Sinopec Group) 2943억 달러
5. 로열더치셀 2722억 달러
6. 엑슨모빌 석유 회사 2462억 달러
7. 폭스바겐 2366억 달러
8. 도요타 자동차 2365억9200만 달러
9. 애플 2337억 달러
10. BP 2260억 달러
11. 버크셔 해서웨이 2108억 달러
12. 맥키슨 1925억 달러
13. 삼성전자 1774억 달러
14. 글렌코어 1705억 달러
15. 중국상공은행 1672억 달러
16. 다임러(벤츠) 1658억 달러
17. 유나이티드헬스그룹 1571억 달러
18. CVS헬스 1533억 달러
19. EXOR그룹 1526억 달러
20. GM 1524억 달러
21. 포드 자동차 1496억 달러
22. 중국 건설 은행 1479억 달러
23. AT&T 1468억 달러
24. 토탈 1434억 달러
36. 혼다 자동차 1216억 달러
44. 아마존 1070억 달러
삼성전자는 제조업 회사로서는 독일의 폭스바겐, 일본의 도요타, 미국의 애플에 이어 세계 4위이다. 산업혁명을 세계에서 가장 늦게 시작한 나라가 이런 회사를 배출한 것이다. GM, GE, 포드, 다임러(벤츠) 같은 세계적 대기업이 삼성 아래이다. 작년에 미국 시애틀에 갔을 때 교민들이 "이곳은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스타박스의 본사가 있는 도시이다"고 자랑하길래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삼성전자는 그 세 개 회사의 매출액을 합친 것보다 더 큰 회사입니다. 나는 삼성전자가 본사를 둔 서울에서 왔습니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한 때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의 관광수입액을 합친 것과 비슷하였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작년 인터브랜드의 年例 조사 결과 세계 7위였다.
•Apple (#1, +43%)
•Google (#2, +12%)
•Coca-Cola (#3, -4%)
•Microsoft (#4, +11%)
•IBM (#5, -10%)
•Toyota (#6, +16%)
•Samsung (#7, 0%)
•GE (#8, -7%)
•McDonald’s (#9, -6%)
•Amazon (#10, +29%)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의 부가가치 생산액은 한국 GDP의 약 10%로 추정된다. 이는 인구가 2억을 육박하는 방글라데시와 거의 같은 규모이다. 삼성전자의 수출액은 인구가 8000만 명이 넘는 터키의 그것과 비슷하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과 관계하면서 먹고 사는 인구는 100만 명을 넘을 것이다.
‘삼성’ 하면 일류(一流)를 연상하게 된다. 과거 이병철 시대엔 국내 일류(一流)였지만 이건희 시대로 넘어와서는 세계 일류(一流)로 올랐다. 한국의 국가 목표가 자유통일을 한 다음에 일류국가를 만드는 것이라면 먼저 세계 일류가 된 삼성이 한 교과서일 것이다.
삼성은 기업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류성(一流性)을 실증(實證)하였다. 삼성이 손을 대면 일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삼성의료원, 성균관대학, 리움 미술관.
삼성의료원을 통한 장례예식 개혁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 한국인의 삶을 바꾸어놓았다. 리움 미술관은 전국 國寶의 약 12%를 점하는 47개를 소장하고 있으며 훌륭한 현대미술품도 사들여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미술관이 되었다.
이런 일류를 만든 사람들이 일류이고 그런 일류를 지도한 사람은 더 일류이다. 삼성의 성공엔 물론 돈의 힘이 결정적이었지만 돈을 많이 버는 능력만으론 일류가 되지 않는다. 돈을 잘 쓰는 능력이 결합되어야 일류를 만든다. 돈을 잘 쓰는 사람은 교양과 인격, 그리고 公的 마인드를 가진 이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듯이 人格 없는 전문가는 잘 훈련된 개와 같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로 오늘의 삼성이 만들어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확고한 오너십의 뒷받침을 받는 교양 있는 전문가 그룹이 투명한 경영을 해야 세계 일류 기업을 만들 수 있다. 삼성은 세계 최강의 기업 모델을 만든 회사이다.
세계 일류 기업이 많아야 일류 국가가 될 수 있다. 포춘 글로벌 500 랭킹에 들어간 회사가 나라별로 몇 개인가를 집계해보면 국력 랭킹으로 나타난다.
1. 미국 134개 회사
2. 중국 103개 회사
3. 일본 52개 회사
4. 프랑스 29개 회사
5. 독일 28개 회사
6. 영국 26개 회사
7. 한국 15개 회사
7. 스위스 15개 회사
9. 네덜란드 12개 회사
10. 캐나다 11개 회사
500대 기업 수 랭킹에서 한국이 7위라는 사실은, 한국이, ‘인구 5000만 이상이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PPP기준)이며, 민주주의를 하는 일곱 나라’ 중 하나라는 점과 관계가 있다. 경제력은 민주주의와 복지의 바탕이다. 한국의 민주화와 복지는 삼성전자로 상징되는 대기업의 기여 없이는 불가능하였다. 안정된 일자리와 소득을 제공하고, 세금을 많이 내어 강력한 상비군을 유지하며, 과학과 기술 발전의 요람과 무대가 되고, 인간다운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각종 문화 예술을 뒷받침하는 것이 경제력이고 이의 가장 많은 부분을 제공한 것이 삼성그룹이다.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인만큼 평균 수명이 늘고 평균 체격이 커진 나라는 없다. 사람의 운명이 달라진 것이다. 이 또한 경제력의 뒷받침이 있어 가능하였다. 대학 진학률 80%라는 前無後無한 교육열도 돈의 힘이 있어 가능하였다. 이런 문명건설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회사가 삼성전자이고 가장 큰 공을 돌려야 할 분은 李秉喆, 李健熙 두 사람이다. 인간의 도덕성을, ‘남의 행복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였는가’를 기준으로 측정한다면 두 사람은 한국인들 중 가장 도덕적인 인물이다. 이병철 회장은 삼성을 창업할 때 기업 철학을 세 가지로 요약하였다.
人才第一, 合理經營, 事業報國
李 회장은 유교적 윤리에 자본주의의 합리정신을 접목시킨 위대한 기업 철학가였다. 아버지의 死後 삼성그룹의 총수가 되어 30년간 삼성을 이끈 이건희 회장은 세계적 안목을 더하여 한국 제일의 회사를 세계 제일의 회사로 키웠다.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를 경제적으로 호령하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된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의 아들’이라기보다는 아버지와 다른 차원의 또 다른 위대한 기업인이다.
이건희 회장은 2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있다. 그의 아들이 경영을 책임지고 불황 속에서도 善戰하고 있다. 分期별로 삼성전자의 영업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그래도 참 잘 버티어주네”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고마워하는 사람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삼성의 興亡이 바로 대한민국의 흥망으로 직결되지는 않겠지만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무한경쟁의 세계 경제 무대에서 뛰는 한국의 대표 선수이다. 이건희, 이재용은 김연아 선수와는 다른 차원의 응원을 기대할 자격이 있다. 국민들(정치인, 언론인, 관료, 지식인, 종교인들까지도)은 이런 선수를 지원해야 할 의무와 實利가 있다.
최근 한 방송이 이건희 회장의 私生活을 몰래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하였다. 유튜브에도 올라가 조회수가 1000만에 육박한다. 자유민주주의가 神聖한 것으로 간주하여 보호하는 개인의 사생활을 몰래 찍는 것은 비윤리적이고, 이를 공개하는 것은 범죄이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와 公人의 특수성을 들어 이런 공개를 정당화하려 하지만 이 경우엔 설득력이 없다.
1. 공개된 동영상은 이건희 회장의 허가 없이 몰래 찍은 것이고, 그 내용은 국민 다수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안이 아니다. 훔쳐보기 습관이 없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알고 싶지도, 보고 싶지도 않은 영상이다. 개인이나 공동체에 해를 끼치거나 공분(公憤)할 것도 없는 동영상이다. 화장실에 CCTV를 설치하여 찍은 동영상을 방송으로 공개하면서 “찍힌 사람이 公人이니 공개할 권리가 있다”고 강변하는 격이다.
2. 언론계에선 문제의 동영상을 가진 인물이 복수의 언론사와 접촉, 돈을 받고 넘기려 한 적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동영상을 방영한 방송사는 이 의혹에 대하여 해명할 의무가 있다. 비윤리적으로나 불법적으로 취득한 정보를 돈으로 매수하여 방송하였다면 이는 언론의 正道를 벗어난 것이다. 언론은 뉴스 소스를 보호하기 위하여 감옥에 가더라도 침묵해야 한다는 俗說이 있지만 이 사건엔 해당되지 않는다. 누구나 감추고 싶어 하고 또 감추어야 하는 행위를 몰래 촬영한 동영상을, 방송을 통하여 공개하면서 촬영한 경위와 촬영한 사람, 그리고 이 동영상을 입수한 경위를 밝히지 않는다면 이는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취득 경위를 공개할 용기가 없다면 공개하지 않았어야 했다. 명예훼손에도 윤리가 있다.
3. 최근 플로리다 주 파이넬러스 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은 프로 레슬러 호건의 성관계 영상을 공개한 가십 뉴스사이트 거커(Gawker) 측에 위자료와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1억1500만 달러(약 1337억 원)를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성관계 영상이 일반에 공개돼 호건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 대가 6000만 달러(697억5000만 원), 징벌적 손해배상금 5500만 달러(639억3000만 원) 등이다. 호건 측은 "유명인이라도 사생활은 보호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거커 측은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내세웠다. 호건 측 변호인 데이비드 휴스턴은 재판이 끝난 뒤 성명을 통해 "이번 재판은 비단 호건의 개인적 승리가 아니다"면서 "황색 언론에 피해를 본 모든 사람의 승리"라고 밝혔다.
4. 독재와 전체주의의 차이는 私生活 보호 여부이다. 독재는 인간의 公的 생활을 통제하지만 사생활엔 간섭하지 않는다. 전체주의는 다르다. 가정을 포함한 사생활까지 간섭한다. 자유민주국가에선 이건희의 사생활이든 노숙자의 사생활이든 그 누구의 사생활도 신성하다. 인간이면 누구나 사생활 중에서도 가장 깊게 감추고 싶어 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을 드러내기 위하여 사람을 사서 몰래 카메라를 부착시킨 후에 들여보내 촬영을 하고 이를 세계 앞에서 공개하는 것은 사생활의 파괴를 넘어서 공동체 파괴 행위, 즉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그런 짓을 언론 기관이 언론의 이름으로 자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체주의적이고 인간성 말살이며 모듬살이에 필수적인 최소한의 신뢰관계도 깨는 反공동체적 행위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한국의 법치주의는 언론에 한하여 사생활을 넘볼 수 있는 특권을 준 적이 없다.
5. 이 방송은 재판정의 판사처럼 ‘성매매’라고 단정하였다. 공개된 동영상에선 마사지 정도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보도에 반론을 해야 할 이건희 회장은 2년째 의식불명인 채로 병석에 누워 있다. 말하자면 항거 불능인 상태이다. 삼성그룹도 ‘회사 차원이 아니라 개인 차원의 문제 운운’하면서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못한다. 이 방송은 항거 불능인 인물에 대하여 비수를 꽂은 셈이다. 몰래 촬영한 동영상은 비윤리적 행위이고, 그런 결과물을 방송으로 공개한 것은 범법행위인데 이보다 더한 부도덕은 死境을 헤매고 있는 항거 불능의 노인을 향하여 이런 짓을 했다는 점이다. 反인륜적이란 이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사실 보도에 國益은 부차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회장에 대한 이런 보도가 삼성전자의 해외 판매에 미칠 영향은 고려 대상도 아닌가? 미국 언론이 스티브 잡스를 이렇게 까발린 적이 있나?
6. 이건희 회장에 대한 계급적 적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문제 방송사는 부도덕한 짓을 하면서도 李 회장의 부도덕을 응징하는 정의로운 행동을 한다고 자축할지 모른다. 가장 많은 한국인들에게 먹고 살면서 즐길 수 있는 경제적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건희 회장은 한국인 중 가장 도덕적인 사람이다. 선비나 종교인의 도덕과 기업인의 도덕은 같을 수 없다. ‘혼자서 고고(孤高)’하기란 오히려 쉽다. 밤낮이 없는 세계시장에서 남보다 좋은 물건을 남보다 빨리, 남보다 싸게 만들어 팔기 위한 무한경쟁의 현장에서 도덕성은 과정이라기보다는 결과이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은 한국 기업인의 애환(哀歡)을 요약한다. 세계에서 反기업 정서가 가장 강한 나라가 한국으로 꼽힌 적이 있다.
한국의 기업인은 모래주머니를 차고 마라톤을 하고 있는 격이다. 그렇다고 부자와 기업인은 하루 열 끼를 먹나? 김정일처럼 한 끼가 300만 원하는 식사를 하나? 잠을 하루에 30시간을 자나? 기업인에겐 하루가 100시간인가? 한국의 기업인 치고 외국의 부자처럼 펜스를 친 다음 왕국처럼 꾸미고 그 안에서 말 달리고 사냥하는 사람이 있나?
기업인에게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좋지만 그 기준은 달라야 한다. 천재에게 ‘예절’을 요구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 정도는 달라야 한다. 이건희 회장에게 사생활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면 한국의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는 제대로 기능한다고 볼 수 없다.
7. 이런 농담이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보통사람. 인간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정치인.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은 기업인.>
이건희 회장은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한 사람이다. 그런 과정에서 그는 건강을 해치고 병석에 누워 있다. 가장 깊숙한 사생활 동영상을 몰래 찍어 全세계 앞에서 공개한 행위야말로 인간이 해서는 안되는 행위일 것이다.
<하인에겐 영웅이 없다고 한다. 그것은 영웅이 영웅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하인이 하인이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은 "가장 위대한 이야기"(The greatest story ever told)로 불리는 대한민국 70년의 10대 영웅 중 한 분이다. 그런 영웅을 하인처럼 대우해선 안 된다. 영웅이 영웅을 알아보듯이 그를 영웅처럼 대접해야 한다. 이건희 회장뿐 아니라 그런 인물, 그런 회사를 만드는 데 수고를 보탠 우리 모두가 영웅이니까(문제의 방송사 기자는 빼고).
이건희 회장의 쾌유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