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서울…초고층 빌딩숲
기사입력 2009-01-09 15:52 |최종수정2009-01-20 14:29
2016년 O월 X일. 10년만에 서울 출장을 온 외국인 사업가 J씨는 남은 시간을 이용해 한강 유람선에 올랐다. 말로만 듣던 서울의 초고층빌딩들을 한눈에 보기엔 유람선이 제격이다. 여의도 선착장에서 서쪽편을 바라보니 머리 위에 높은 첨탑을 인 원통형 건물이 시야를 단숨에 채운다. 133층 640m의 상암동 "서울라이트" 빌딩이다. 가운데가 뚫려 있는 원통 안으로 유입되는 공기로 건물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충당한다고 가이드가 설명한다.조금 전 출발한 여의도 안쪽에는 72층과 59층 초고층빌딩 두 동이 위용을 자랑한다. 국내외 유수의 금융기업들이 모두 입주하고 싶어하는 여의도에서 손꼽히는 초고층 오피스빌딩 "파크원"이다.
뱃머리가 용산쪽으로 발길을 옮기자 왼편으로 거대한 물방울무늬 초고층빌딩 "용산 드림타워"와 그를 둘러싼 또다른 고층빌딩 숲이 보인다. 예전에 들렀을 때만 해도 서울에서 제일 높은 빌딩 중 하나였다는 63빌딩은 이제 아담해 보인다.
성냥갑처럼 한강변을 가로막고 있던 우중충한 아파트들은 어느 새 멋진 다지인의 초고층으로 재건축됐고, 그 사이로 넓고 시원한 공원들이 들어서 시민들이 북적거린다.
뚝섬을 지나자 섬 위에 자리잡은 숲위로 110층의 멋진 빌딩이 솟아 있다. 현대자동차 해외사업본부가 입주해 있다고 한다.
저 멀리에는 "제2롯데월드"가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첨성대라는 한국의 전통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건설된 빌딩인데,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가이드가 말했다.
2016년 이후 서울 시내는 물론 인천과 부산에 초고층빌딩들이 숲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100층 이상 초고층빌딩들만도 8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일 정부가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을 사실상 허용하면서 국내 곳곳에서 추진 중인 초고층빌딩 건립 프로젝트들이 주목받고 있다.
제2롯데월드는 송파구 신천동 일대에 112층 555m 높이로 지어진다. 투자금액은 1조7000억원이다. 롯데그룹과 공군이 협의만 끝내면 이르면 상반기 중 착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완공 목표다.
제2롯데월드와 함께 사업 추진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이는 빌딩은 서울 상암동 서울라이트 빌딩(상암동 랜드마크 타워). 133층 규모로 100m 첨탑을 포함하면 640m까지 올라가 국내 최고층빌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우건설 등으로 구성된 서울랜드마크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올 3월 전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계획이다. 2조원이 투자돼 2014년 완공될 예정이다. 용산 드림타워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안에 들어선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현재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부합하는 설계안을 마련 중이다. 150층 620m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2016년 완공 목표다. 뚝섬 현대차그룹 사옥도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서울시가 용도변경 등을 통해 대규모 용지 개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도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110층 규모 초고층빌딩을 지을 계획이며 조만간 서울시에 개발계획을 제안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특혜 시비를 없애기 위해 공원과 문화ㆍ공연시설 확충 등 공공기여도를 크게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15년 완공 예정이다.
이 밖에도 인천 송도에는 151층 규모 인천타워, 청라에도 110층 규모 인천 시티타워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중구 부산롯데월드(120층 규모)가 이미 공사를 시작했고, 해운대 센텀시티에는 부산IBC가 126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처럼 초고층빌딩들이 계획대로 잇따라 들어서면 공사와 운영에 따른 고용 창출, 랜드마크로서의 도시 이미지 제고, 스카이라인 향상, 관광객 유치 등 유ㆍ무형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성우 한국초고층건축포럼 회장(한양대 교수)은 "초고층빌딩 건립은 과시용이 아닌 경기부양과 관광객 유치, 국가경쟁력 강화 등 경제적 이점이 매우 많다"며 "정부도 지속가능한 초고층빌딩 건립을 국가 신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 초고층빌딩이 모두 예정대로 지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최근의 경기침체와 금융불안으로 파이낸싱(자금조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프로젝트는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을 예정대로 짓는다고 해도 입주기업이나 임차인들을 구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이들 대규모 빌딩 공급이 대부분 비슷한 시기에 겹쳐 있어 공급과잉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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