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가 2회 연속 주장에 임명된 배경은 일본 프로야구 시절부터 쌓은 화려한 경력과 명성에서 찾을 수 있다. 스스로 주장이란 감투를 원하기도 했다.
그의 소속 구단 시애틀은 116승의 2001년 이래 7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 중이다. 이치로는 승리에 굶주렸다. 국가 대표 이치로는 다른 이미지다.
지난 1회 WBC 당시 그는 한국에게 두 차례 패배하자 F 발음이 섞인 격한 단어를 토해 내며 흥분한 바 있다. 시애틀 선수로서는 한 번도 그런 경우가 없다.
다만 이러기는 했다. 무한 패배 주의에 찌든 시애틀 동료들이 별로라며 "한심스럽다"는 표현을 여러 번 썼다. 대부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갈했다.
하나 간과한 사실은 현재는 어디서 무슨 말을 하든 바로 귀에 들어오는 세상이란 점이다. 이치로가 문책성 발언을 할 때마다 팀 동료들의 불만은 늘어 갔다.
그 와중에 작년 지역지 "시애틀 타임즈"는 선수 몇몇이 이치로 구타를 공모했다고 폭로했다. "이치로가 자기 기록만 챙기는 이기주의자"란 게 원인이었다.
감독과 강타자 라울 이바네스. 마무리 J.J. 푸츠는 이치로를 두둔했지만 용의자들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이제는 구단을 위해 뭔가 하라는 무언의 요구였다.
시애틀은 에드가 마르티네스가 떠난 2004년 후 구심점이 사라졌다. 루 피넬라와 팻 길릭의 이탈보다 "에드가의 은퇴"를 몰락의 시발점으로 보는 이가 많다.
이치로는 연봉이나 구단 내에서의 경력·입지. 인기 등을 종합할 때 가장 리더에 적합한 인물이다. 그러나 비판(혹은 비난)만 할 뿐 스스로 팔을 걷진 않는다.
동료들은 WBC에서 보여준 사명감과 리더십이 시애틀에서도 필요하다고 하지만 외면하는 셈이다. 올 시즌은 어떨까. 친구 이바네스와 푸츠는 이적하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