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 새벽 4시쯤, 일본 도쿄(東京) 시부야(渋谷)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여성 노숙인이 숨졌습니다. 뒷머리에는 커다란 혹이 있었습니다. 사인은 외상에 의한 지주막하출혈, 뇌출혈의 일종입니다.
분명히 존재하면서도 잘 보이지 않는 노숙인이란 존재. 경찰이 피해 여성의 신원을 알아내기까지 꼬박 사흘이 걸렸습니다. 64살 오오바야시 미사코(大林三佐子) 씨였습니다.
오오바야시는 올해 2월까지 파견 근로자로 슈퍼마켓 시식 판매원으로 일했습니다.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없었습니다.
코로나19가 닥치자 고객과 얼굴을 마주하는 시식 판매대가 사라졌습니다. 많은 비정규직, 특히 여성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일본의 제99대 총리가 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9월 16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특히 강조한 게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사회상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조"(自助), 그것이 안 되면 지역 공동체와 함께 해결하는 "공조"(共助), 그것도 안 되면 국가나 지방공공단체가 나서는 "공조"(公助)라는 것입니다.
12월 6일 저녁, 시부야 요요기(代代木) 공원에서 오오바야시를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사건이 난 버스 정류장에서 차로 15분 떨어진 곳입니다.
마이크를 든 한 참가자는 "사건을 듣고 같은 세대의 여성으로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녀는 도움을 청하지 않고 "자조"로 계속 노력하다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것이 "자조"를 추구하는 사회의 결과입니다. 누구나 어려울 때 도와달라고 할 수 있는 "착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호소했습니다
노숙인을 상대로 한 폭력의 무게감 역시 여성 쪽이 훨씬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오오바야시가 노숙인들이 많이 몰리는 공원이 아닌 버스 정류장을 찾은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19년 일본 정부 조사에서 전국 노숙자의 수는 4천555명이었고, 이 가운데 여성 비율은 35%였다)
여성 노숙인이 숨진 버스 정류장에 놓인 꽃다발과 음료수들. 〈일본 NHK 방송 화면〉
"이런 데서 자면 몸 상한다"며 말을 건네오는 사람들에게 오오바야시는 늘 "괜찮다"라며 웃어 보였다는 목격담이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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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 한 번 못하고 숨졌을 때 그녀 가방엔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휴대전화와 친척 연락처가 빼곡히 담긴 작은 메모가 들어 있었습니다.
주변 도움 없이 "자조"(自助)에 최선을 다했을 그녀가 남긴 돈은 8엔(약 80원)이 전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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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서 맞아 죽었구나
한국에는 여자 노숙자는 없는데
일본은 흔한 모양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