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UN) 인권전문가 4명이 일본 정부에 서한을 보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자금난 완화 프로그램(재난 지원금)에서 일본 내 조1선대학교 학생들을 제외한 것은 차별”이라며 시정을 권고했지만 일본 정부가 불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교도 통신이 2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유엔 인권전문가의 서한은 지난 2월 일본 정부에 전달됐고 코로나 재난 지원금 제도는 한 달 뒤인 3월에 종료됐다. 일본 정부는 4월에서야 서한의 내용에 반박하며 “이미 끝난 지원금 제도가 어떻게 소수 학생을 차별할 수 있느냐”며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시했다.
이번 서한은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 등 현대 사회에 나타나는 다양한 편견을 다루는 특별 보고관 텐타이 아퀴메와 교육권, 이민자들의 인권과 소수자 문제에 대해 다루는 전문가 3명이 공동으로 보냈다.
지난해 5월부터 일본 정부는 대학, 전문대, 외국대학의 일본 캠퍼스 등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재난 지원금 20만 엔(약 205만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도쿄 서부 고다이라시에 있는 조1선대학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일본 정부는 “조1선대학교가 영어 학교와 같이 ‘각종학교’ 범위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1선대학교는 재일 조1선인 단체인 재일본조1선인총연합회(조1선총련)가 운영하는 대학교로 대학 수준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일본 문부과학성에서 대학으로의 승인을 받지 못하여, 법적으로 ‘각종학교’ 취급을 받고 있다.
유엔 전문가들은 “조1선대학교를 재난 지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학교의 제도적 자율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며 “(이러한 차별이)소수 학생들의 국가, 민족, 문화, 언어적 정체성을 가꾸는 교육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당장 차별을 멈추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임시 조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학업 성취도 상위 30% 안에 드는 유학생만 지원금을 준 것도 차별의 소지가 있다며 “유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학업 성과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국제반차별운동(IMADR)이 유엔에 일본 학생 재난 지원금 차별에 대해 보고한 이후, 일본 시민단체들도 이 제도를 비판해왔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재난 지원금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는 학교에 다니는 일본 학생들도 재난 지원금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차별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