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AFP통신·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일본 입국이 막힌 외국인들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스톱 재팬스 밴(Stop Japan"s Ban·일본은 입국 금지를 멈춰라)" 단체를 조직, 각국 일본 대사관 앞에서 입국 허용을 촉구하는 항의 운동을 펼치고 있다.
독일과 폴란드, 인도, 말레이시아, 몽골, 네팔,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이미 수백명이 이 운동에 참가했다. 이들은 대부분 유학생과 직장인, 일본에 가족을 둔 외국인 등으로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2년째 일본 입국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에 발이 묶인 채 일본에 입국하지 못한 사람들이 최소 3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엔 가족과 떨어져 지낸 기간이 오래된 외국인 1만2000여명이 일본 외무성에 입국 제한 완화를 요청하는 서명을 제출하기도 했다.
전 세계가 일본에 항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외국인에게만 엄격한 방역 대책을 적용하고 있어서다. 일본은 지난해 1월부터 레지던스 트랙(장기 거주), 비즈니스트랙(단기 거주) 등 외국인 입국과 관련된 비자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신규 입국은 사실상 1년 넘게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외국인 신규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건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주요 7개국(G7) 중 일본이 유일하다.
일본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대로 줄어들자 지난해 11월 8일 제한적으로 입국금지 조치를 풀겠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출몰로 11월 30일 다시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 조치를 부활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이 조치를 2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일본에선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미즈기와(물가) 정책"이라고 부른다. 미즈기와는 적군이 육지에 오르기 전 바다에서 섬멸한다는 섬나라 특유의 군사작전에서 유래한 말이다. 2년 전 코로나 팬데믹 초기 3700여명을 태우고 돌아온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통째로 격리한 것도 미즈기와 정책의 일환이었다.
최근 일본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7만명을 넘어서면서 외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지속하는 것이 비과학적인 차별이라는 각계 지적이 잇따른다. 미하일 므로체크 주일 유럽연합(EU) 사업협의회장은 "기업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올 수 없어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에 직면했다"며 "이미 감염자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제재를 풀지 않는 것은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의 외국인 혐오를 이 정책에 투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외국인 입국을 막아 코로나 감염 건수를 줄였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지만 정책 방향을 쉽게 바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