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기 반도체’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일본 반도체 부활 현장을 가다 (2)]
도쿄=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입력2023-04-30 10:00:02
https://shindonga.donga.com/3/all/13/4110007/1
기술도 사람도 없는 일본
도쿄에서 만난 오야마 사토시 씨는 부정적 견해를 가진 대표적인 사람이었다. 그로스버그라는 컨설턴트 회사 대표인 그는 게이오대에서 소프트웨어를 전공하고 도쿄 일렉트로닉 반도체 장비 회사에 입사해 반도체와 인연을 맺었다. 그러다 1992년에 가트너(분석회사) 반도체 애널리스트가 돼 영국 증권회사 바클레이즈, 아무르 증권(네덜란드 증권회사), 후지쓰에서 일하다 2017년 지금의 회사를 설립하고 현재 반도체 관련 회사들의 컨설팅 업무를 맡고 있다.
일본 반도체 부활 움직임에 대한 오야마 씨의 의견은 한마디로 “너무 늦었다”는 것이었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이미 10년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2나노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회사인 라피더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파격적이라서요?
“아니오. 그 반대입니다. 성공하려면 여러 난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전문가이자 컨설턴트 회사 그로스버그의 대표인 오야마 사토시 씨. [도쿄=허문명 기자]
반도체 전문가이자 컨설턴트 회사 그로스버그의 대표인 오야마 사토시 씨. [도쿄=허문명 기자]
그는 조목조목 이유를 댔다.
“첫째, 반도체 인재들이 다 사라졌는데 어디서 구할 것인가, 설사 2나노 같은 최첨단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해도 수익을 올릴 수 있겠는가, 또 칩을 만든다 해도 어디에 쓸 것인지, 한마디로 애플리케이션을 어디에 쓸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반도체를 만들 때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어디에 쓰기 위해 만드는 것이냐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엔진을 제어하기 위해 쓸 것인지, 신형 스마트폰에 넣을 것인지 등 쓰임에 대해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의 다종다양한 요구는 무엇일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려면 어떤 기능을 가진 칩을 사용하면 좋을까, 이런 질문을 통해 소비자의 숨은 요구를 깨닫고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한데 라피더스는 2나노에만 도전한다고 할 뿐 어디에 쓸 칩을 만들지가 확실치 않습니다.”
라피더스가 도요타, NEC 등 일본 최고 회사 8곳이 만든 드림팀이라고는 하지만, 여러 회사가 연합하다보니 의사결정과정의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선장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건 전문 경영인이 맡아 할 것이므로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또 개별 회사마다 투자금이 많아야 한국 돈으로 100억 원(7개사), 30억 원(1개사) 정도여서 실패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반도체 공장 하나 지으려면 10조 원이나 15조 원 정도가 들어가죠. 개별 민간 기업 처지에서는 리스크(risk)를 크게 지고 있지 않다는 뜻이고, 그만큼 미래 반도체산업에 대한 절박감이 크지 않다는 이야기도 되지요.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나서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도시바든 소니든 개별 민간 기업이 나서지 않는 한 어렵습니다. 라피더스 히가시 회장과 고이케 사장을 만나 미래가 밝지 않다고 하자 ‘그렇다고 해서 그만둘 수는 없다. 어렵더라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전망을 너무 어둡게 보네요.
“거듭 말하지만 민간 기업들이 나서야 하는데 그럴 생각도, 의지도, 절박감도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구마모토에 TSMC가 공장을 지어서 분위기가 조금은 업(up)돼 보이는데요.
“그건 참 좋은 이야기입니다. 구마모토는 미국 반도체의 심장인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처럼 될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TSMC 진출이 일본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는 건 아닙니다. 히로시마에 있는 미국 마이크론 공장과 비슷한 거지요.”
그렇다면 일본 반도체의 살길은 뭔가요.
“저도 남들이 듣기 좋은 이상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일본이 메모리 반도체나 첨단 로직 반도체에 도전하는 건 거듭 말하지만 이미 늦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일본이 따라잡기 힘든 영역에 뛰어들기보다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봐요. 예를 들어 차량용이나 산업용 반도체에 집중하는 겁니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파워 반도체는 자동차 산업 대국인 일본이 잘하고 있고 잘 할 수 있어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파워 반도체라고 한다면?
“쉽게 말해 막노동을 담당하는 반도체입니다. 전압이 높은 전류를 전자기기에 힘차게 흘려보내는 역할을 하죠. 연산을 하는 로직 반도체, 기억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제3의 반도체 분야입니다. 앞으로 전기자동차 시대가 되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겁니다. 일본의 경우 반도체 강국의 지위는 한국과 대만에 내주었지만 자동차는 여전히 세계 최고 아닙니까. 일본에 차량용 반도체 칩 수요가 많다는 것이 파워 반도체 업체에는 유리한 여건이죠. 현재 미쓰비시 전기, 후지 전기, 도시바,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롬 등이 건투하고 있습니다.
2020년 3조 엔(28조6000억 원) 미만이던 차량용 반도체 세계 시장 규모는 2030년 4조 엔(38조2000억 원)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저는 최첨단 나노 경쟁보다는 이런 분야가 일본 반도체 산업 재건의 기둥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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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장문의 기사이므로, 전체 문장을 up하려면, 문자數 부족이 됩니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전체 기사를 한번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일본의 반도체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