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근본적으로 국민국가라기보다는 다민족·문명권적 제국의 연장선에 서 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현대적 국민국가의 모습을 흉내 내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인지부조화가 발생한다. 이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중화사상 때문이다. 중화사상은 주변 세계를 포섭하고 위계를 세움으로써 유지되었으나, 현대 국제 질서 속에서 이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스스로가 세계의 중심이고 최고라는 환상을 보여야만 한다. 그래야만 내부적으로 불안을 감추고, 외부적으로는 국가처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때, 중국의 중화사상에는 균열이 생긴다. 중화사상은 ‘중국이 문명의 중심이고 주변은 종속적’이라는 사고에 기반하지만, 한국 문화가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순간, 중국은 스스로의 중심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이 한국의 문화적 성취를 깎아내리거나 자신들의 것으로 포섭하려 하는 태도는 단순한 경쟁심리가 아니라, 자신들의 정체성 균열을 두려워하는 불안의 반영이다. 결국 중국의 과잉된 자부심과 과시적 태도는 국가 정체성의 모순에서 비롯된 필연적 결과이자, 외부 문화의 도전에 대한 방어적 반응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