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매의 고통" - 3년의 기다림 끝에 얻은 자부심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1982년에 신청했는데 1985년에야 상점에서 연락이 오다니."
"1,200루블... 내 8개월치 월급이 이 회색 상자 하나로 변했군. 아내는 일주일째 울고 있어."
"이 기계를 사려고 당 간부에게 보드카 세 박스를 찔러줬지. 그래도 후회는 없다."
"상점에서 상자를 열었을 때 그 기름 냄새... 그것은 승리의 향기였다."
"내 이름이 적힌 보증서를 봐. 나는 이제 이 동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됐어."
"이 무거운 기계를 들고 아파트 5층까지 걸어 올라가는데 하나도 안 무겁더라."
"상점 직원이 그러더군. "동지, 고장 나도 가져오지 마세요. 부품 없으니까.""
"돈이 있어도 못 사는 물건을 가졌다는 건, 내가 체제의 정점에 있다는 뜻이지."
"상자를 버리지 마. 이 상자가 있어야 나중에 암시장에서 제값 받고 팔 수 있으니까."
2. "성능의 비극" - 테이프를 먹어 치우는 괴물
"안 돼! 내 "람보" 테이프를 씹어 먹었어! 이 기계는 영화가 아니라 자석을 먹고 사는군."
"되감기 버튼을 누를 때마다 기도한다. "제발 테이프를 뱉어내지 마소서.""
"화질이 왜 이래? 배우들 얼굴에 비가 내리는 것 같군. 안개가 낀 건가?"
"소음이 너무 커서 텔레비전 소리가 안 들려. 트랙터를 거실에 들여놓은 기분이야."
"화면 아래에 노이즈가 계속 끼네. 헤드를 알코올로 닦아도 소용없어."
"1시간을 보면 기계가 뜨거워져서 계란을 프라이해도 될 정도야."
"테이프를 넣었는데 왜 안 나오지? 이 녀석이 내 보물을 인질로 잡고 협상 중이야."
"화면과 소리가 따로 놀아. 배우는 입을 닫았는데 소리는 계속 나오네."
"빨리 감기를 하면 기계 안에서 비명이 들려. 벨트가 타는 냄새가 나!"
"이 기계는 일본 파나소닉을 베꼈다는데, 아마 일본인들은 비웃고 있을 거야."
"수리의 일상" - 누구나 기술자가 되어야 했던 시절
"오늘도 뚜껑을 열었다. 일주일에 세 번은 분해해야 제대로 돌아가는군."
"소련 남자의 필수품은 보드카와 VM-12 수리용 드라이버다."
"납땜이 떨어졌어! 공장 놈들은 취해서 납땜을 한 게 분명해."
"고무벨트가 끊어져서 아내의 스타킹을 잘라 임시로 고쳤지. 천재적이지 않아?"
"헤드를 닦을 때는 반드시 순도 90% 이상의 알코올을 써야 해. 마시는 건 아깝지만 기계를 위해 양보한다."
"수리 센터에 갔더니 6개월을 기다리래. 그냥 내가 독학해서 고치는 게 빠르지."
"기계 왼쪽을 주먹으로 툭 치면 화면이 잘 나와. 이게 바로 소련식 정밀 타격 수리법이다."
"부품이 없어서 다른 고장 난 VM-12를 하나 더 샀어. 동족 상잔의 비극이지."
"설계도를 봐도 이해가 안 가. 일본 놈들은 어떻게 이 좁은 데 부품을 다 넣었지?"
"이 기계 덕분에 나는 전자공학 학위 없는 기술자가 다 됐어."
4. "문화적 충격" - 금지된 열매의 달콤함
"조용히 해! 옆집 사람이 들으면 안 돼. 람보가 공산당을 때려잡는 장면이 나온단 말이야."
"동시통역사의 코맹맹이 소리가 처음엔 거슬렸는데, 이제는 그 목소리만 들어도 설레."
"톰과 제리... 어떻게 쥐가 고양이를 저렇게 괴롭힐 수 있지? 자본주의는 무섭군."
"터미네이터를 보고 밤잠을 설쳤어. 우리 군대에 저런 로봇이 있다면 아프간을 하루 만에 점령했을 텐데."
"서구 여자들은 다 저런 화려한 옷을 입고 사나? 우리 아내의 작업복과는 딴판이군."
"이 테이프 한 장이 암시장에서 50루블이야. 내 일주일치 식비지만 아깝지 않아."
"토요일 밤마다 우리 집은 영화관이 돼. 이웃들이 소시지와 보드카를 들고 줄을 서지."
"미국 영화 속 냉장고를 봐. 고기가 가득 차 있어! 저게 다 연출된 선전이겠지?"
"브레즈네프 동지가 TV에서 연설할 때, 나는 몰래 "스타워즈"를 본다. 이게 진짜 자유지."
"영화를 다 보고 테이프를 지워야 할지도 몰라. KGB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니까."
5. "체제에 대한 탄식" - 애증의 결말
"국가는 우리에게 VCR을 줬지만, 볼 권리는 주지 않았어."
"선원들이 일본에서 가져온 중고 소니가 부러워. 걔네는 테이프를 안 씹거든."
"우리 공장은 미사일은 잘 만드는데 왜 비디오는 이 모양일까?"
"전기료가 싸서 다행이야. 하루 종일 수리하느라 전기를 켜놔도 부담 없으니까."
"자본주의의 물건은 사람을 게으르게 만들고, 소련의 물건은 사람을 부지런하게(수리하게) 만든다."
"이 기계는 소련의 자존심이야. 비록 덜덜거리고 테이프를 먹지만, 우리 손으로 만들었잖아."
"고르바초프가 "개혁"을 말하는데, 내 비디오부터 개혁해 줬으면 좋겠군."
"나중에 내 손자에게 말해줄 거야. 할아버지는 비디오 한 편을 보려고 인생을 걸었다고."
"그래도 VM-12가 있어 행복했다. 적어도 꿈은 꿀 수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