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臣)은 고려(고구려)와 함께 부여(夫餘)에서 나왔습니다. 오래 전에는 신의 나라와 고려는 돈독하고 우의가 깊었습니다. .......................그런데 이 나쁜 무리들이 점차 힘을 길러 일어나더니, 끝내 신의 나라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신의 나라는 이로 인하여 원망과 재난이 끊이질 않은 지가 어언 30여년입니다. 만일 천자께서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신다면, 신(臣)의 나라가 너무 떨어져 "먼 땅"이라고 무시하지 마시고 빨리 장수 하나를 보내어, 신의 나라를 구해주시옵서. 신의 어리
석은 여자를 천자께 바치오니 후궁으로 삼으시고
신의 자식과 동생을 함께 보내니 마굿간 지기를
시키시던지 마음대로 하십시오. 경진년 후에 신의 나라 서해 바다에 10여 구의 시체를 보았는데, 옷과 그릇, 안장과 재갈이 함께 있었습니다. 고려의 물건이 아니었고 소문을 들으니, 천자의 사신들이 신의 나라에 내려오던 중 큰 뱀이 길을 막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다는 또한 길이 험합니다. 이제 신이 당시 시신들과 함께 건져올린 말 안장을 증거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