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도 일본에 영토 공세 강화
| 기사입력 2010-11-01 10:45
中.러, 남북서 日 협공..갈등 심화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영토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북쪽의 쿠릴열도(일본의 "북방영토")에서, 중국은 남쪽의 센카쿠열도(尖閣 :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서 일본을 협공하는 모양새다.
일본과 러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쿠릴열도의 4개 섬은 2차세계 대전때 일본이 러시아에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땅이고, 센카쿠는 중국이 일본에 점령당했다고 반발하는 곳이다.
3국은 영토문제에 관한한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일본과 러시아, 일본과 중국간 영토분쟁은 가열될 전망이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일 아침 일본과 영토분쟁을 빚고 있는 남 쿠릴열도의 하나인 구나시리(國後)를 전격 방문했다.
이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쿠릴열도 4개 섬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과시하기 위한 정치.외교적 "이벤트"다.
일본의 영토반환 요구에 응하지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지지율 상승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홋카이도(北海道) 북서쪽의 에토로후(擇捉), 구나시리(國後), 시코탄(色丹), 하보마이(齒舞) 등 4개 섬을 일컫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는 2차대전 종전 이후 전승국인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으나 일본은 역사적으로 자국영토였다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7월 에토로후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데 이어 일본이 1945년 2차 세계대전 항복문서에 조인한 9월 2일을 사실상의 "대일 전승기념일"로 제정하고 극동 각지에서 축하 행사를 실시하는 등 일본을 견제했다.
러시아는 구 소련 당시인 1956년 10월 일본과의 국교회복 공동선언에서 평화조약을 체결한뒤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4개 섬 가운데 하보마이와 시코탄을 일본에 인도하겠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인도"가 이뤄지지않고 있다.
일본은 2009년 북방영토문제해결촉진특별조치법을 개정해 "북방영토"를 "일본의 영토"로 명기하고, 그 해 11월에는 "북방영토를 러시아가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답변서를 각의에서 의결하는 등으로 쿠릴열도 4개섬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해왔으나 러시아의 강경자세로 영토 수복의 가능성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쿠릴열도 방문에 대해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무상은 이날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방영토는 우리의 고유 영토로 일본의 원칙적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일본) 국민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으로 지극히 유감이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일본의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은 중국과 센카쿠 영유권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와중에 러시아와의 영토문제가 불거져 정치.외교적으로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
간 내각은 지난 9월 7일 센카쿠에서 일본 순시선과 중국 어선이 충돌한 이후 중국 어선 선장을 중국의 압력에 굴복해 구속기간 전에 풀어줬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간 내각의 지지율은 40%로 9월 민주당 대표 경선 직후의 71%에서 대폭 후퇴했다. 여론은 센카쿠 문제에 대한 "미숙한 대응"에 불만을 표시했다.
일본과의 영토문제를 끈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도 일본엔 부담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9월 27일 만나 양국간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고 국제문제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후진타오 주석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양국이 각각 핵심적 이익에 관한 문제에서 상호 협력하자"고 제안했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 중국이 말하는 "핵심적 이익에 관한 문제"는 영토문제를 주권문제와 결부시키는 것으로 센카쿠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협력을 염두에 둔 것이다.
영토문제를 놓고 중국과 러시아의 압박이 강화되면서 일본은 가장 강력한 우방인 미국과의 동맹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을 싸고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은 센카쿠 문제와 관련 "미일안보조약의 적용대상"이라고 못박아 중국을 격앙시켰다.
일본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의 영토 갈등에 미국까지 가세하면서 동아시아의 외교.안보적 환경에 격랑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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