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日 뒤늦게 ‘SOS’… 전세계 나서 ‘원전과의 사투’
<세계일보>
입력 2011.03.31 (목) 20:53, 수정 2011.04.01 (금) 01:52
사르코지 日찾아 대책 모색… 美, 생화학대원 155명 급파20110331005551
일본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능의 여파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각국이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원전강국’이라는 자존심을 세우며 프랑스, 미국 등의 지원제안을 거절했던 일본 정부도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 이르자 뒤늦게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간 나오토 총리는 31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협조를 구했다. 양국 정상은 올해 말까지 새로운 국제원자력 안전 기준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오는 5월 프랑스 도빌에서 열리는 G8(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서 원자력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는 대표적 원전기업인 아레바와 원자력청(CEA) 직원을 후쿠시마 원전에 투입했으며, 전문가 3명과 원전복구용 특수로봇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간 총리는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전화로 협의를 했다. 미국은 해병대 생화학사고대응전담반(CBIRF) 대원 155명을 파견해 화학물질 확인, 방사선 수치 점검, 피폭자 오염물질 제거 등 사고 처리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아프간 전쟁 등에 투입됐던 폭발물 처리 로봇 등 군용 로봇, 해당 로봇을 조종할 인력, 원전 내부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등을 보내기로 했다. 미 공군은 원전 상공에서 소량의 방사성물질도 감지할 수 있는 기상관측 항공기 WC135기를 파견한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원전 부지의 잔해 철거와 원자로 복구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을 지원할 의사를 간 총리에게 전했다.
중국은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초대형 중장비를 일본에 보냈다.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를 주입할 때 쓰는 높이 62m의 레미콘압송기로 원전에서는 살수작업에 쓰인다. 시간당 150t 이상 살수가 가능해 지금껏 투입된 레미콘압송기 가운데 가장 크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방사선 측정 전문가로 꾸려진 팀을 파견하는 등 일본 지원에 합류했다.
그러나 각국의 노력에도 원전 사태는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아사히신문은 원자로의 열을 완전히 식히는 데만 몇 년이 걸리고 안전한 원전 폐기물로 판정을 받기까지는 20∼30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