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권력 승계 과정에서 당·정·군 간부들에 대한 숙청이 진행되면서 일부 간부들이 “우리 자식들이 복수의 기회를 기다릴 것”이라며 김정일·김정은 부자에 대한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량난과 화폐개혁 실패 등으로 민심이반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간부층의 불만이 가세하면서 북한 내부의 불안정 요소가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23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김정은 시대’의 주축이 될 당·정·군의 중간 간부층을 30∼40대 인물로 대폭 교체하는 물갈이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전문 부서 과장급에 40대 인물을 기용하고 지방 당에도 60대 이상 간부들을 젊은 층으로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한 숙청과 세대교체 속에 쫓겨난 북한 당국 간부들은 이를 갈며 정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지방의 한 공장으로 밀려난 북한 인민보위부 전 간부는 “우리 자식들, 후대들이 언젠가는 복수할 기회를 기다릴 것”이라며 “평생을 괜히 고생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 당국자는 북한 주요 기관 간부들 사이에서는 “세습체제를 위한 사람 잡기가 시작됐다” 혹은 “지금은 누구도 어떻게 될지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황”이라는 등 불안감이 표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북한 정권은 중앙당의 대대적인 감찰을 통해 업무실책 및 비리에 연루된 간부들을 줄줄이 해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물갈이 인사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실제 인민보위부 내 실세였던 류경 부부장은 지난 1월 김정은 측근 인물들의 비리 제보가 발단이 돼 간첩죄로 처형되고 그 측근 간부들도 대거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민보안부 주상성 부장도 알력 관계에 있던 고위 간부의 밀고로 뇌물수수 혐의가 밝혀져 지난 3월 해임됐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정권은 김정은을 위한 인적 기반 구축 과정에서 3대 세습에 걸림돌이 되는 간부들을 과감히 숙청할 것”이라며 “김정은 친위 세력과 젊은 층으로 주요 간부들이 교체됨에 따라 북한의 기존 권력층 내 불안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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