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콥스키 콩쿠르 "낭보"…음악계 환호
| 기사입력 2011-07-01 11:13 | 최종수정 2011-07-01 11:20
(AP)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의 손열음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의 손열음 (AP=연합뉴스) 피아니스트 손열음(25)씨가 28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4회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3라운드에서 피아노 연주를 마치고 청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그 뒤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표트르 차이코프스키(1840~1893)의 사진이 걸려있다. Yeol Eum Son of Korea stands after playing piano during the third round of XIV International Tchaikovsky Competition in Moscow, Russia, Tuesday, June 28, 2011, with a portrait of Pyotr Tchaikovsky at the background.(AP Photo/Alexander Zemlianichenko) "젊은 음악가, 대가로 성장할 지원.토대 필요"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한국 음악계가 1일 새벽 날아든 "차이콥스키 콩쿠르 낭보"에 환호했다.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의 젊은 연주자와 성악가가 각종 상을 휩쓸자 한국 음악계는 "자랑스럽다"며 결과를 반기면서 "이번 콩쿠르는 또 다른 시작으로, 이들 젊은 음악인이 대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과 기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피아니스트 신수정 전 서울대 음대 학장 = 우리나라 젊은 음악인이 매우 자랑스럽다. 나이는 어리지만 큰 세계무대에 나가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을 다 보여준 점이 너무나 신통하다. 특히 지난 5월 막 17살이 된 조성진은 나이답지 않게 의젓하고 사려도 깊어 앞으로 더 기대되는 연주자로 성장할 것이다.
◇피아니스트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매우 감격스럽다. 음악계에서는 피아노를 잘 치면 "피아니스트 됐다"고 하고, 그 단계를 넘어서면 "아티스트가 됐다"고 한다. 손열음의 경우 이제 아티스트 수준에 접어든 게 아닌가 싶다. 사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라는 큰 대회에서 2등을 한 상태에서 다시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나간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참가하는 것을 보고 단단한 결심과 배짱, 집중력을 알 수 있었다. 다만 피아노 부문 심사위원에 동양인 음악가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제 남은 일은 국제 경쟁력과 해외 네트워크를 갖춘 기획사가 생겨서 이런 젊은 음악인을 세계무대에 진출시키는 것이다. 콩쿠르 입상에서 그치면 절대 안 된다.
◇피아니스트 백혜선 대구 가톨릭대 교수(199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1위 없는 공동 3위 입상) = 이번 대회가 내가 본 차이콥스키 콩쿠르 중에서 가장 수준이 높았다. 피아노 부문에서 1∼3등을 한 연주자가 모두 공동 1위를 차지해도 무리가 없는 콩쿠르였다. 역대 우승자이면서 이번 콩쿠르의 심사를 맡았던 배리 더글러스나 데니스 마추에프 등이 과연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면 1등을 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사실 지난 15년 동안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재정적인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에 게르기예프가 총감독을 맡으면서 대회가 멋지게 잘 치러졌다. 이전에 불거졌던 심사의 공정성 시비 등이 이번 대회에서는 나올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손열음의 경우 표현력과 리듬감, 생명력, 음색 등 모든 면에서 궤도에 오른 연주를 보여줘 감동 받았다.
◇바리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1990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남자 성악 부문 우승) = 21년 전 내가 콩쿠르에서 우승할 당시 성악 부문 남녀 우승자가 이고르 치차코프라는 한 선생님의 제자였는데, 이번 대회도 내 학생인 박종민과 서선영이 나란히 우승해 감회가 새로웠다. 평소 학생에게 정직한 음악을 하라고 가르친다. 음악은 인품과 성실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뿐 아니라 여러 국제 성악 대회에서 우리나라 젊은 음악인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많은 해외 경험을 학생에게 전해주는 교수진의 노력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해외 유학을 가지 않고 국내에서 공부한 음악인의 입상 소식이 계속 들리리라 믿는다. 이번에 입상한 음악인에게 콩쿠르는 시작일 뿐이다. 이들이 해외뿐 아니라 국내 무대에서 설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 이들이 대가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이지혜는 힘이 있고 열정적인 연주자다. 이번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출전하기 전에 "잘 하고 와라" "열심히 해라"라는 말을 해줬다. 이번에 이지혜를 비롯해 한국의 젊은 음악도 5명이 입상을 했는데, 이런 결과가 국내 음악계에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 아직 우리나라는 음악 환경이 열악하다. 콩쿠르 입상 결과에 잠깐 기뻐하다 끝나지 말고 이들이 연주 활동을 활발하게 펼칠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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