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심리적 외상 회복과정 밝혀냈다
| 기사입력 2011-07-04 14:42 | 최종수정 2011-07-04 14:51 
대구지하철 참사 생존자 대상 연구
전쟁, 자연재난, 사고 등으로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후 나타나는 심리적 상처를 회복하는 뇌의 메커니즘이 밝혀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치료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상처의 원인이 된 사건 후 겪는 관련 자극 회피, 과민반응 등을 포함한 불안장애로,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관련 이해와 치료법 개발 필요성이 높다.
서울대 의대 류인균(정신과), 이화여대 김지은(뇌인지과학) 교수 연구팀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생존자 3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임상검사ㆍ뇌영상 평가ㆍ신경심리 검사 등을 진행한 결과, 뇌의 앞부분에 위치한 배외측 전전두엽이 심리적 외상 회복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사업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정신과 및 신경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일반정신의학회지(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7월호에 게재됐다.
그동안 뇌의 심리적 외상 연구는 특정시점에서의 뇌 단면적 연구에 그쳐 외상 이후의 회복과정을 생물학적으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 뇌에서 가장 고차원적인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배외측 전두엽 부분이 부정적 정서를 의식적으로 컨트롤하는 데 관여할 것으로 추측됐지만, 생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연구를 실시해 사고 후 회복에 이르는 뇌의 변화과정 중 특히 전두엽의 변화 과정에 집중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약 5년간 임상검사, 신경심리 검사, 고해상도 뇌영상 평가 등 다차원 분석을 실시한 결과 생존자들의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두께(약 2.9∼3.1㎜)가 정상인(약 2.8∼2.9㎜)에 비해 5∼6% 정도 두꺼워졌다가 회복되면서 정상 수준을 찾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현상은 감정을 컨트롤하고 기억을 소멸시키는 데 기여하는 `BDNF 유전자"의 기능적 차이가 배외측 전전두엽의 두께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즉 부정적 기억을 지우고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도록 돕는 유전자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관련 부위가 두꺼워지고, 부위가 두꺼워진 생존자가 상처에서 비교적 빨리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
류인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상 이후 나타나는 뇌의 반응과 변화 및 생물학적 회복과정을 최초로 규명했다는 데 중요성이 있다"며 "향후 심리적 외상에 대한 예방법 개발과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