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호텔은 외국인 손님을 받지 않습니다.”
“귀화·혼혈인 출입금지. 순수혈통 일본인만.”
일본 사회가 아직도 외국인, 특히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시각을 버리지 못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호텔서 법 무시…외국인 숙박 거절-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오카야마(岡山)현 구라시키(倉敷)시의 한 호텔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중국인 남성(45)의 숙박을 거부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일본 유흥업소 등지에서 볼 수 있는 ‘외국인 출입금지’ 간판들(사진=아루도우 데비토씨 홈페이지)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3일, 대부분의 호텔에 빈 방이 없어 애를 태우던 이 중국인은 구라시키시의 한 비지니스 호텔에 전화를 걸었지만 “외국인은 숙박시키지 않는게 (우리의) 방침”이라는 차가운 대답만 들어야 했다.
중국인의 숙박을 거부한 이 호텔 지배인은 “외국인 손님은 언어 등의 문제로 대응하기 힘들어 거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중국인 남성은 현재 일본에서 일하고 있으며 일본어도 가능하다. 그는 “만일 일본인이 (외국에서) 나와 똑같은 일을 당했다면 어떻게 했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본 여관업법은 전염병 환자, 또는 도박 등의 위법행위를 할 우려가 있을 경우 이외엔 숙박거부를 금하고 있다. 문제가 커지자 구라시키시 측은 중국인 남성에게 “불쾌감을 줬다”며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시는 향후 숙박시설에 대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숙박거부를 못하게끔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의 호텔은 앞으로도 외국인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혼혈인 안돼…순수혈통 일본인만”-
이처럼 법까지 외면하며 ‘인종 차별’하는 곳은 일본 전역에서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20여년간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살고 있는 아루도우 데비토(有道出人·42·미국 출신)씨의 홈페이지(http://www.debito.org)는 이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0년 일본 국적을 취득한 후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인 아루도우씨는 저술활동 등을 통해 재일 외국인에 대한 일본인의 삐딱한 시선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입욕을 거부한 한 온천과 시를 상대로, 인종차별 소송을 제기해 주목을 끈 바 있다. 그의 홈페이지에서 시선을 끄는 것은 일본 온천 등 숙박업소나 유흥업소들이 내건 ‘외국인 사절(Japanese Only)’ 간판들이다. 일본 지도까지 펼쳐놓고 외국인 출입을 금하는 업소의 이름과, 문제의 간판 사진들을 공개하고 있다.
‘Japanese Only’를 시작으로 ‘필리핀 또는 외국인 출입금지’, ‘단 일본인 친구와 동행한다면 괜찮습니다’…. 뿐만 아니다. 사이타마(埼玉)현의 한 유흥업소에서는 ‘중국인과 귀화인, 잔류고아, 중국계혼혈인 절대출입금지. 순수 혈통 일본인만’이라는 노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아루도우씨는 “현재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은 외국인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종·국적 차별 철폐법 제정’ ‘인권 옴부즈만 제도 운영’ 등을 제안하며, 무엇보다 “외국인도 일본 사회 발전에 공헌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도 자국민처럼 존중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 차원에서의 의식 고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