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업체 삼성·LG 베끼기 바빠…일본은 끝없는 추락
| 기사입력 2012-01-11 17:38 | 최종수정 2012-01-11 19:20 OLED TV 앞에 장사진 MS·인텔·모토롤라는 자사제품 전략 집중소개
◆ 미국 소비자가전쇼 ◆
미국 소비자가전쇼(CES) 공식 개막일인 10일(현지시간) 오전 10시. 행사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수만 인파가 행사장 메인 입구인 센트럴홀로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한계를 뛰어넘는다(Pushing Boundaries)" "당신의 3D는 얼마나 스마트합니까(How Smart Is Your 3D)" 등 한국 기업들이 내건 플래카드가 행사장 입구에 내걸렸다. 과거엔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등 일본 기업들이 차지하던 자리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캐논,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모토롤라 등 스타급 회사들이 몰려 있는 센트럴홀은 관람객으로 말 그대로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행사장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만나는 전시장이 LG전자다. LG는 전시장 입구에 55인치 3D LCD TV 122대를 이어 붙여 "3D로 뭐든지 하세요(Do It All in 3D)"라는 제목으로 된 초대형 3D 스크린을 만들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시장에도 3D 체험관과 함께 3D 카메라, 스마트폰 등을 전면에 배치해 한마디로 "3D는 LG"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5분 안에 캔을 빠르게 냉동할 수 있는 "블래스트 칠러" 냉장고 앞에는 많은 취재진과 관람객이 몰려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였다.
LG전자관을 겨우 빠져나오면 멀지 않은 곳에 삼성전자 부스가 나온다. 등에는 백팩(가방), 왼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비즈니스맨들이 빠른 걸음으로 삼성전자관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에 찾기 어렵지 않다.
삼성전자 전시장은 규모와 인파 면에서 최고를 자랑했다.
일본인이나 미국인 참가자들이 "삼성 전시장 가봤어?"라고 하는 말을 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삼성은 행사장에 TV와 LFD 164대로 만든 구조물인 "스마트 모뉴먼트"를 설치했다. 최신형 TV로 타워를 만든 셈이다. LED TV, OLED TV 등 초고화질 제품을 전면에 배치했는데 한 관람객은 "내가 다음에 TV를 산다면 저 제품(55인치 LED TV를 지칭)을 살 거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이 내세운 동작인식 TV 체험관은 줄이 길어서 적잖은 관람객이 그냥 돌아가야 했다.
삼성전자관을 지나면 왕년의 제왕 "소니"가 맞이한다. 소니는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크리스털 LED 디스플레이"가 돋보이는 가운데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으로 이름을 바꾼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와 소니가 내세우는 차별된 제품인 "PSP" 차기 버전이 전시장 메인을 차지했다. 특히 소니 전시장에는 록밴드가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도 있다.
소니는 소니뮤직 등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 LG 등 한국 기업에 비해 "콘텐츠"와 "소프트웨어"까지 수직계열화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소니 전시장에는 "워크맨"도 있다. 워크맨은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MP3플레이어, 이제는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로 변신했지만 과거 영광을 잊지 못하는 일본의 상징처럼 보인다.
소니 전시장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중국 대표 가전기업인 "하이얼"과 "TCL"이 차지하고 있어 마치 한ㆍ중ㆍ일 삼국지를 연상케 한다. 하이얼과 TCL도 삼성 못지않은 규모와 전시 인파를 자랑해 "역시 중국"이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LED TV에서부터 4G 스마트폰까지 전시 목록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전시장을 들여다보면 중국 가전산업 현실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 한편에 냉장고 세탁기 등 소위 "백색가전"을 전시했다. 삼성과 LG는 "커넥티드 가전"으로 지난해부터 바꿨지만 중국은 여전히 백색가전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하이얼은 동작인식 LED TV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한 미국인 관람객이 실제로 해보니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이 관람객은 애써 웃음을 참는 표정이 역력했다.
하이얼 전시장에서 나와 조금 더 이동하면 MS, 인텔, 모토롤라 등 미국의 자존심과 같은 기업들 전시장이 바쁘게 걸어가는 관람객 발길을 잡는다.
MS, 인텔, 모토롤라 등 기업들은 자사 제품은 전략을 집중 소개하고 소프트웨어, 콘텐츠, 제조 협력사 등을 내세우는 전시가 눈에 띈다. MS는 윈도폰 제조사들을, 인텔은 울트라북 제조사들을 띄우는 방식이다. 제품 자체 성능보다는 생태계(ecosystem)를 중시하고 기반기술(플랫폼) 기업의 특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아시아 제조사들과 차별화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라스베이거스(미국) = 손재권 기자 / 정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