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세계8번째 8,000M 14좌 등반 (현재 총 12명, 한국인 3명)
인류 최초 8,000M 16좌 등반
등반 중 불의의 사고로 인하여 오른쪽 발목이 180도 돌아가서 영원히 산을 오를 수 없다는 의사의 말을 뿌리치고, 16좌 등반에 성공한 산악인
--- 캉첸중가 등반기 중에서 ---
“정상을 100m쯤 남겨놓은 설벽에서 저와 박무택 둘 다 숨쉬는 것조차 힘들만큼 지쳤어요.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죠. 결국 이렇게 죽는구나 싶더군요. 엄청난 추위 속에서도 깜빡깜빡 잠이 들었어요. 그 때마다 제가 왁자지껄한 술집에서 친구들과 앉아 있는 거예요. 깜짝 놀라 눈을 뜨면 무릎 위에 눈이 쌓여 있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억지로 눈을 뜨고 그때마다 무택아~, 무택아~ 불렀어요.” 너무 고통스러워 포기하는 게 낫겠다 싶어졌다. 산에 다니느라 벌어놓은 돈도 없는데 아내와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도 되고, 아이들에게 유언이라도 남겨놨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뼈를 파고드는 추위 속에서 고민을 하고 환청에 시달리던 어느 순간 눈이 아파 왔다. 여명이 가시처럼 눈을 찔러댄 것.
“강추위가 몰아치는 설벽에서 10시간 넘게 쪼그리고 있다 보니 온몸이 굳어 버렸어요. 그런데도 구름바다를 뚫고 비치는 햇살을 보는 순간 너무 아름다워 입이 벌어졌어요. ‘살았구나, 살았다’ 읊조렸죠. 그러고 나니까 해가 뜨면 곧장 하산하겠다는 결심이 사라지고 다시 정상에 올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뭐예요. 기어서 올라갔어요. 정상에 서자 ‘캉첸중가의 신이여 고맙습니다’ 하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일본인도 노력해주세요. 참고로 돈으로는 살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