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조언, ‘태균아, 바람을 읽어라’
"바람을 읽어라."요미우리 이승엽(33)이 지바 롯데 김태균에게 조언을 했다. 김태균은 이승엽의 뒤를 이은 국가대표 4번타자 1루수. 여기에 지바 롯데는 이승엽이 2004~2005년 뛴 팀이기도 하다.
이승엽은 "기술적으론 해 줄 말이 없다. 훌륭한 타자"라며 "다만 홈구장 마린스타디움의 바람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0년 문을 연 마린스타디움은 바다를 메운 땅에 세워졌다. 이 때문에 바람이 거세다.
이승엽은 "한국 롯데의 사직구장에 비할 정도가 아닌, 대단한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치는 순간 홈런이다 싶은 공이 외야에서 내야로 부는 바람 때문에 유격수 플라이가 된다"고 과장법을 섞어가며 덧붙였다. 이승엽은 "나도 처음에는 "바람이 그냥 바람이지" 싶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마린스타디움의 강한 바람은 이승엽이 2006년 요미우리로 이적을 결정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승엽은 홈런이 자주 나오는 도쿄돔을 요미우리의 매력으로 꼽는다. 지바 롯데 시절 구장 사정 탓에 홈런 몇 개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다. 1루 수비 때도 늘 바람에 신경써야 한다. 이승엽은 "처음에 유격수 쪽으로 뜬 공이 바람에 밀리더니 결국 1루수인 내가 잡은 적도 있다. 특히 일본 야구는 작전이 많아 내야수들이 늘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의 타격 능력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 이승엽은 "태균이는 기술적인 면에선 나보다 나은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좋은 타격 폼에 공을 고르는 눈, 타이밍을 잡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칭찬이다.
이승엽은 김태균의 장점에 대해 "타격 때 움직임이 적고 선구안이 좋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자신을 "공격적인 타자"로 분류한다. "비슷한" 공에는 배트가 나가고 볼에도 가끔 헛스윙을 한다. 김태균에 대해선 "절대 볼을 치지 않는 선수"라고 엄지 손가락을 세웠다.
뛰어난 선구안은 이승엽이 김태균의 성공을 점치는 이유기도 하다. 이승엽은 "일본 투수들은 포크볼이 좋다. 국제대회와는 또 다르다"고 말했다. 일본 투수들은 이승엽에게 "국제대회 공인구로는 포크볼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며 "포크볼이 딱 스윙하기 좋은 곳으로 오다 떨어진다. 이 유혹을 참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격적인 자신보다 공을 기다릴 줄 아는 김태균이 이 점에선 더 낫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