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챔피언 홍수환(Hong Su Hwan) 인터뷰
호텔의 사과 주스에 설사약을 넣으면서까지 한국을 이기고 싶어썬 일본WWWWWWWWWWWW
- 극적인 승리 이후 1차 방어만 성공했고, 2차 방어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져서 국민들이 더 크게 실망하고 일말의 배신감마저도 들었던 듯 합니다. 오래 타이틀을 유지하지 못한 이유는 뭐였다고 생각하십니까?
"1차 방어전부터 꼬였습니다. 일본선수 가사하라 류랑 경기를 한 게 78년 2월 1일이니까 불과 두 달 만에 경기를 치른 거죠. 게다가 또 방문 경기였습니다. 복싱 규칙에 따르면 KO패 당한 사람은 100일 이내에 경기를 할 수 없습니다. 가사하라는 내가 카라스키야전에서 이기긴 했지만 네 번이나 다운당하고 두 달 만에 경기를 하는 만큼 회복이 덜 됐을 거라는 판단을 했는지 조인식에서 엄청 깐죽대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홍수환을 5회 안에 무너뜨리겠다. 얼마 전 이 경기를 못보고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챔피언 벨트를 바치겠다."
나는 코웃음치면서 이렇게 맞받아쳤습니다. "오냐, 너만 아버지 없냐. 내 아버지는 중학교 2학년 때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나는 권투 시작하기 전부터 아버지 무덤에 벨트를 바쳐 왔다."
나는 "일본 킬러"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유난히 일본 선수들에게 강했습니다. 12전 11승 1패인데, 데뷔 초기 첫 방문 경기에서 억울하게 판정에서 졌던 우시와 카마루 선수도 재경기를 해서 이겼으니, 일본선수에게 전승을 했던 거죠."
▲ 홍수환 선수가 78년 2월 1일 가사하라 류와의 1차 방어전에서 다운을 뺏고 있다.
ⓒ 홍수환
- 약물중독 의혹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유제두 선수도 마찬가지였고….
"경기 당일 오전에 계체량을 통과한 후 그냥 설사가 쏟아졌습니다. 계체량 전이니까 먹은 건 유일하게 호텔방 냉장고 안에 있는 사과 주스하고 물뿐이었는데, 설사가 물처럼 줄줄 나왔습니다. 그런 몸으로 경기에 임해서 2회, 5회, 9회 2번, 10회 총 5번 다운을 빼앗아 냈습니다. 특히 9회 2번 다운될 때 가사하라는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는데 심판은 카운트를 질질 끌어서 경기를 속행시키더군요.
10회에도 다운을 끌어냈지만 가사하라는 괴물처럼 일어나는데 끔찍했습니다. 내가 네 번 일어났을 때 카라스키야의 심정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그때 들대요. 11회부터 15회까지 죽을 힘을 다해 싸웠습니다. 힘이 없었지만 이 녀석한테만큼은 질 수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 당시 홍수환 선수의 인기를 말해주는 광고
ⓒ 홍수환
내 친할아버지가 독립운동하다가 일본인들에게 맞아 죽었습니다. 그 때문에 할머니는 서른 셋 나이에 홀로 됐습니다. 어떻게 따온 타이틀인데 일본에 바칠 순 없었습니다. 또한 다섯 번을 다운 당한 놈이 이기면 5전 6기가 되고, 나는 그 신화의 제물이 될 판이었습니다. 죽을 때까지 그 녀석이 환호하고 내가 털썩 주저앉는 비디오가 돌아갈 것이었다. 그것만은 막아야 했습니다.
15회 판정으로 가사하라를 이기기는 했지만 내 몸은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판정에서 내 팔이 올라가는 순간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겨서 기쁘다기보다는 화가 났죠. 약까지 타서 이기려고 하다니…. 지금까지도 아주 치사한 놈들이었다는 생각뿐입니다."
- 2차방어전은 1차 방어전 이후 얼마 만에 한 겁니까?"78년 5월 7일이니까 석달 뒤였네요. 5개월 사이에 다운 4번 당하고 15라운드 뛰고 다시 12라운드를 뛴 거죠. 리카르도 카르도나에게 졌다고 봅니다. 1회전부터 버팅으로 제 눈이 찢어져서 선혈이 낭자했는데도 경기는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12회전에서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