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만큼 자국 대표팀 정보에 밝은 사람들도 없다. 카타르아시안컵이 개막하기 전부터 대표팀 취재를 시작해 한달 가까이 대표팀을 집중 취재하고 있기에 그만큼 선수단 사정에 밝을 수밖에 없다. 선수 컨디션 같은 시시콜콜한 것부터 대표팀 전술 같은 무거운 문제까지 모두 꿰고 있어야 정확한 보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광래호가 일본과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25일 오후 10시25분·한국시각)에서 격돌한다. 한-일 취재진은 조별리그부터 상대팀의 경기를 꼼꼼히 체크했다. 토너먼트에서 양국이 만날 가능성이 있었기에 전력분석 차원에서 상대팀 동태를 주시해왔다. 한국 경기 때면 일본 기자 30여명이 몰려와 태극전사들의 경기력을 체크했다.
그렇다면 일본 취재진은 이번 한-일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23일 한국-이란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일본의 축구전문기자 7명에게 냉정하게 한-일전 승부를 예상해달라고 했다.
7명의 기자 중 4명이 한국의 승리, 3명이 일본의 결승진출을 점쳤다. 한국이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기자들은 태극전사들이 2골을 넣어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본의 승리를 점친 3명 중 2명이 일본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끝에 이길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국의 우세를 대답한 일본 기자들은 박지성 이청용 기성용 차두리 등 유럽파들의 존재감과 빠른 패스 플레이, 그리고 일본 수비진 공백을 얘기했다.
스포츠전문 월간지 넘버의 다나베 마사 기자는 "한국의 유럽파들의 기량이 뛰어나다. 특히 주장 박지성의 무게감이 느껴진다"면서 "지난해 9월 경기에서 한국과 일본이 득점없이 비겼는데 그 때는 박지성이 출전하지 않았다. 이번 경기는 지난해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 같다"고 했다.
스포츠신문인 닛칸스포츠의 한국인 기자인 노재진씨는 "현재 일본대표팀 선수들은 경험이 부족하다. 게다가 수비진은 구멍이 났다. 이전 대표팀에서 중앙 수비수로 활약하던 나카자와-툴리오 콤비는 각각 부상, 꾀병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대타로 나선 요시다는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퇴장당해 4강전에 나설 수 없다. 대신 투입될 이와마사는 발이 느리고 수비력이 꽝이다. 이청용이 대각선 드리블로 치고들어간다면 이와마사는 아마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다"고 했다. "한국은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가가와 신지의 스피드를 조심해야 한다. 에이스 혼다는 거칠게 다루면 제풀에 지치는 스타일이라 역이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고 팁을 줬다.
프리랜서인 구마자키 다케시 기자는 "한국의 플레이 스타일이 지난해 9월 봤을 때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전체적으로 한국이 일본 보다 전력이 우수하다"면서 "주전-비주전의 기량차가 고른 것도 한국의 강점 중 하나다"고 했다. 여러 잡지에 기고를 한다는 프리랜서 구라하라 마사오 기자 또한 일본의 수비라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일본의 약점은 수비라인이다. 경험이 부족하고 기량 마저 떨어진다. 한국은 역동적인 패스 플레이로 일본을 충분히 허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의 승리를 점친 기자들은 일본의 상승세를 주목하라고 했다.
지난해 북한 에이스 정대세(보훔)에 관한 책을 쓴 프리랜서 모리 마사후미 기자는 일본의 4-3 승부차기 승리를 점쳤다. 그는 "전력은 분명 한국이 한 수 위다. 하지만 일본이 경기를 치를수록 상승세다.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도 1-2로 거의 다 졌다고 생각한 경기를 3대2로 뒤집었다. 내가 일본 사람이다보니 일본에 한 표를 주고 싶다"고 했다.
응답자 중 유일한 여성인 모토카와 에쓰코 프리랜서 기자도 일본의 5-4 승부차기 승리를 예상하면서 "양팀이 2, 3일 쉬고 경기에 나서 체력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본이 투지있게 맞선다면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가서 승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지지통신의 미야자와 히로시 기자는 "일본과 한국 둘 다 좋은 팀이다. 전력은 백지장 차이다. 일본을 응원하고 싶다"면서 일본의 2대1 승리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