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게 다 맘에 안 들던 시절이다 보니 날마다 똑같은 일상에도 이골이 났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연습갈 준비, 쉬었다 연습, 또 연습, 쉬었다가 또 연습.
저녁 늦게 연습이 끝나면 하루가 끝나 버린다.
사춘기 시절 더 소중해지는 친구와의 말 몇 마디 해볼 새도 없고 내 시간 자체를 가질 수 없는 데다,
내일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연습이 끝나면 자야만 했다.
몰론 피곤해서 늘 나도 모르게 골아떨어졌지만.
그러면 또다시 똑같은 스케줄의 반복.
-김연아의 7분 드라마 中
이런 반복적인 일상이 너무 지겹고 힘들어서 로봇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진짜 이러다 미쳐 버리는 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 中
무엇보다 외로웠다.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주고,
나 혼자 텅빈 빙판위에 서있는 것만 같았다.
주변은 깜깜하고, 아무리 힘들다고 소리쳐도 들어주는 사람 하나 없고,
나는 그렇게 이 링크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일까.
-김연아의 7분 드라마 中
"나 그만둘래. 진짜 아파서 못하겟어. 엄만 알지도 못하면서...."
"..."
다른 날과 달리 엄마가 안타까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셨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 中
그러던 어느 날, 스케이트화를 신고 얼음 위에 섰는데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정말 연습하기 싫은 날이라도 링크에 서면 몸이 저절로 움직여지고,
연습을 하다보면 하기 싫었던 마음을 쉽게 잊곤 했는데,
그날은 달랐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 中

나에게 찾아온 두 번째 고비였다.
"그래, 그만두자. 우리 연아 그동안 너무 잘했어.
세계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도 일등 했잖아. 그럼 됐지 뭐.
너 힘들어하는 거, 엄마도 더 이상은 못 보겠다."
"..."
-김연아의 7분 드라마 中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동안 주저앉으려는 나를 밀며 끌며 씩씩하게 앞장서 가던 엄마였다.
그런 엄마도 지친 것이다.
스케이트는 나뿐만 아니라 엄마의 삶마저도 힘들게하고 있었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 中
"나도 이제 평범한 학생으로 살 거야."
다른 친구들처럼 그냥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웃고 떠들고 공부하는 생활.
그게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다.
스케이트만 안 타면, 스케이트화만 벗으면 나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 中
친구들은 학교다 학원이다 다들 바쁜데, 나만 멍청히 앉아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부러워하던 친구들,
그들도 나름대로 자기 꿈을 갖고 열심히 달리는 중이었다.
그런 친구들에 비해 나만 중도 하차한 기분이었다.
그들의 세계에서 보면 나는 저만큼 뒤처진 아이였다.
피겨 스케이터라는 꿈을 안고 달려갈 때는 내가 맨 앞이었는데,
어쩌면 내가 맨 꼴찌가 될지도 몰랐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 中
이 일은 내가 다시는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게 된 계기가 됐다.
"나는 어찌됐든 피겨를 할 수밖에 없는 팔자구나."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콱 박혀 버렸다.
이제 링크는 나와 운명의 끈으로 묶여 떠날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 中
그냥... 막... 고마웠어요.
코치들도, 엄마도... 나의 제자가, 나의 딸이 그꿈을 이루는게 꿈이지만
어차피 저의 꿈이잖아요.
그걸 이루게 하기 위해서 이렇게....
-황금어장에서
언제나 나의 꿈은
언제나 바보 같다
꿈은 꿈일 뿐인데
바보같이 또 꿈을 꾼다
엄마는 더 바보다
내가 넘어지는 소리도 못 듣고
내가 넘어져 내민 손도 못 본다
아무리 엄마를 불러도
엄마는 앞만 보고 있다.
그래서 나는 더는 울지 않게 됐다
그리고 나서야 우리 엄마가 운다.
그동안 엄마한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엄마, 사랑해요"
오늘 엄마한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해요"
앞으로 엄마한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해요"
-김연아의 7분 드라마 인터뷰 中
순간의 화려한 비상을 위해
차디찬 얼음 바닥을 수만 번 뒹굴어야 했던
그 고통 속에서 나를 일으켜 세운 건 무엇인가?
어제의 실패도 오늘의 성공도 순간일 뿐,
영원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모두가 세계 최고라 말해도,
나는 또다시 새로운 "내일"을 꿈꾸며
가슴 벅찬 오늘을 산다.
나의 꿈도, 나의 삶도,
그렇게 하루하루 새롭게 완성되어 갈 것이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