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입력 2011-10-20 10:05
[mk 스포츠=임성일 기자] “굳이 오늘 같은 날에 산행을 해야 합니까?” 10월19일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만난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정말 너무하다며 볼멘소리부터 냈다. 뜬금없는 토로에 이유를 묻자 그럴만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오늘이 어떤 날입니까. K리그에서 2팀(수원, 전북)이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라갔고 그 준결승 1차전이 열리는 날 아닙니까. 둘 다 원정이라면 또 몰라요. 심지어 한 경기는 수원에서 열리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회장님 이하 모든 축구협회 직원들이 산을 탄다는 것은 좀 심한 거 아닌가요. 아무리 축구협회 소관의 행사가 아니라지만 이건 아니죠.”
그 관계자의 말대로 19일은 수원삼성과 전북현대가 AFC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을 치르는 중요한 날이었다. 전북은 알 이티하드를 꺾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을 떠났고 수원은 알 사드를 안방으로 불러들였다. 지난해 챔피언에 등극했던 성남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아시아 최강 클럽을 배출한다면 K리그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요 한국축구 전체의 경사다. 그래서 그 연맹 관계자는 너무도 섭섭하다했다.
K리그 팀이 참가하는 대회고 그래서 프로축구연맹의 행사인 것은 분명하지만, 명색이 대한민국 축구를 총괄하는 곳인데 마치 남의 일인 양 행동하는 축구협회가 볼썽사납다는 것이었다. 실상 잘못이라기보다는 인간적인 아쉬움이 요인데, 다른 각도로 보면 일종의 직무유기이기도 하다.
“일본이나 중국이나 일단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축구협회에서 합니다. 그 나라 축구의 얼굴이니까요. 그 다음에 프로연맹이 일을 수행하는 것이죠. 만약 일본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열린다고 칩시다. 경기감독관이나 심판, AFC 직원 등 많은 손님들이 찾아올 것 아닙니까. 그럼 일단 JFA에서 마중을 나갑니다. 첫 대면은 일본축구협회의 얼굴로 하는 겁니다. 그 이후의 수행을 J리그에서 하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그냥 K리그만의 일입니다.”
일리 있는 말이다. 이름이 대한축구협회다. AFC 챔피언스리그가 분명 프로축구연맹이 진행하는 행사인 것은 맞으나 32강부터 시작된 대회가 4강까지 진행됐고 그 정점으로 향하는 길목에 K리그 클럽이 2팀이나 진출해있는데 굳이 그날 산행을 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물론, 워크숍 스케줄이야 한참 전에 잡혔을 것이고 그것이 공교롭게도 ACL 4강 일정과 겹쳐졌을 것이다. 그래도 미간이 찌푸려진다. 대한민국 축구클럽이 대사를 치르는 날 대한축구협회가 ‘딴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보기 좋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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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챔피언스리그 3년 연속 정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K리그에 비해
50년간 AFC아시안컵 무관왕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대한축구협회는 K리그가 ACL 정복을 넘어 FIFA클럽월드컵에서도 이변을 일으키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라도 한다면 자신들의 무능력이 K리그와 비교되서
언론으로부터 강력한 비난 여론이 형성이라도 될까봐 응원은 커녕
오히려 경계만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 한국 축구계의 안타까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