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얘길 해 보자. 최근 바르셀로나와 5년 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됐다. 왜 바르셀로나였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아스날·맨체스터 유나이티드·리버풀·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오퍼가 왔다. 그러나 바르셀로나가 내 가치를 인정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계약은 역대 처음이라고 하더라. 구단에서 장기적 비전을 제시했다. 가족을 위해 집을 구해 주고, 형이 스페인서 축구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는 약속을 받았다. 굳이 다른 곳으로 가기보다는 세계 최고 클럽 중 하나인 바르셀로나에서 성공하고 싶다. 다른 팀에 가도 어린 나이에 주전으로 뛰는 게 어디 쉽겠나? 돈은 다른 클럽들도 많이 제시했지만, 바르셀로나도 섭섭지 않게 대우해 줬다.”
- 페레 과르디올라와 에이전트 계약은 언제부터 맺은 건가?
“2년 전부터 과르디올라 외에도 에이전트 계약 제안이 쭉 있어 왔다. 인판틸 A 때까진 에이전트 계약을 안 했다. 그 때는 너무 어렸고 굳이 에이전트 필요성을 못 느꼈다. 16세 끝날 때쯤 정식으로 계약했다. 이제 생일(1월 6일)이 지나 만으로 16세가 됐기 때문에 5년 계약 효력이 발생한다.”
- 과르디올라 에이전트는 각 포지션당 1명의 유망주를 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승우 선수 말고는 또 누가 있는지?
“포지션당 적게는 한 명, 많게는 두 명까지 과르디올라와 계약돼 있다. 공격수엔 나 말고 데니스 수아레스(Denis Suarez)란 친구가 있다. 지난여름 맨시티와 정식으로 계약했다. 미드필더에는 모로코의 아유(Ayou), 스페인의 삼페르(Samper)가 있다. 수비 포지션엔 파블로(Pablo)가 있는데, 이 친구도 맨시티와 계약을 맺었다. 골키퍼엔 스페인의 폴(Pol)이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말라가에 속해 있다. 다들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다.”
- 새해가 밝았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세 가지 목표가 있다. 우선 인천에서 열리는 2014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두 번째는 9월에 열리는 AFC U-16 챔피언십 본선 무대다. 이 대회서 잘해야 내년 칠레서 열리는 FIFA(국제축구연맹) U-17 월드컵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세 번째는 U-17 월드컵이다.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대회기도 하다. 너무 대표팀 얘기만 한 것 같은데, 물론 소속 팀에서 몸을 만들고 항상 준비돼 있어야 이 모든 게 가능하다. 팀에서는 운동에 집중에 1군 데뷔하는 게 목표다. 신체적·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
- 강해지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걸 키워야 할 것 같나?
“최전방 공격수는 골을 넣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골 결정력을 더 높여야 한다. 키도 좀 더 컸으면 좋겠다. 계속 자라고 있는 중이다. 경기장에선 인간적으로 더 성숙하고 경기 중에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 바르셀로나는 인성 교육을 중요시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 축구 실력보다 인성을 가장 우선시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경기 중 상대 팀 선수로부터 심한 태클이 들어왔을 때 심판에게 어필하거나 혹은 그 선수에게 대들거나 강하게 하면 어김없이 출전 정지를 시킨다. 심한 경우 다른 팀으로 보내기도 한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스쿼드가 바뀌게 된다. 네이마르도 이곳에 와서 머리를 단정이 잘랐다. 알렉스 송도 염색을 풀었다. 펠라이니 헤어스타일도 위험 수위다. 난 짧아서 괜찮다. 계속 올백 머리를 고수할 참이다.”
- 독자들이 라 마시아의 하루를 궁금해 한다.
"오전 7시에 기상해서 아침 식사를 한다. 8시에는 수업이 있다. 오후 1시 30분까지 공부를 하고 점심을 먹는다.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는 추가로 개인 공부를 하거나 낮잠을 자는 등 자유 시간을 보낸다. 5시 반에 간식을 먹는다. 운동은 오후 7시 이후부터 1시간 40분 동안 한다."
- 그것 갖고 운동이 되나?
"된다. 운동할 때 집중하고 강하게 하기 때문에 시간은 짧아도 실력이 많이 느는 것 같다. 패스 플레이 위주로 훈련한다. 금요일 하루 동안은 전술 훈련에 집중한다. 월, 수, 목요일은 슈팅과 패스를 연습한다. 화요일은 쉬는 날이다. 경기는 토요일에 한다. 일요일은 물론 쉰다."
- 한국에선 한때 네이마르랑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됐다. 이젠 플레이뿐만 아니라 외모도 점점 네이마르를 닮아 가는 것 같다.
"메디컬 테스트장이 라 마시아 안에 있다. 네이마르가 팀에 막 영입돼 메디컬 테스트를 받으러 왔을 때다. 마침 나도 몸이 안 좋아 그곳에 있었다. 그때 같이 찍었다. 경기로만 접하다가 실제로 옆에 있으니 무척 신기했다. 네이마르를 굳이 따라하는 건 아니다. 난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웃음)."
- 한국 선수 중 존경하는 선수가 있는지?
"차범근 선생님이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가장 알아주는 분이기 때문이다. 독일 가서 한국을 많이 알리신 것 같다. 차범근 선수상 받을 때 머리 쓰다듬어 주시고 했었는데 그땐 너무 어려서 별 감흥이 없었다. 난 아시아 최초 바르셀로나 1군 무대에서 뛰는 선수가 되고 싶다."
- 어떤 선수랑 제일 친한가?
"브라이마라고 포르투갈 출신 흑인 선수랑 가장 친하다. 조시라는 에콰도르 선수와도 친하다. 첼시와 계약돼 있는 선수다. 성격도 비슷하고 숙소에서 매일 같이 붙어 다닌다. 다들 안에 있기보단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한다. 성격이 잘 맞아 더 친해지게 된 것 같다."
- 아직은 먼 얘기지만 나중에 A대표가 된다면 어떤 구실을 맡고 싶은가?
"킬러다. 골을 많이 넣고 싶다. 주장도 해 보고 싶다. 재작년 독일 대회에서 주장 완장을 찬 적이 있다. 교체될 때도 가끔씩 완장을 찬 적이 있다. 연습 경기서도 종종 찬다. 완장을 찰 때면 느낌이 새롭고 믿어 줘서 고마운 기분이 든다. 팀에선 알레냐란 스페인 선수가 10년간 완장을 차고 있다. 잘하기도 하고 착하다. (어떻게 그리 오래 주장을 하나? 장기 집권 아닌가?) 감독이 1년마다 바뀌는데, 항상 눈여겨보고 그래서 새 감독이 부임해도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 친구가 리더의 성향을 타고 났나 보다. 대표팀 합류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오던 일이다 .세계 최고의 팀인 바르셀로나에서 어서 자리를 잡다 보면 한국에서도 나를 뽑을 것이다. 내 목표는 한국의 모든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이다."
- 만약 된다면 어떤 유형의 주장이 될지 궁금하다.
"박지성 선배님과 김남일 선배님을 반반씩 섞어야 되지 않을까? 팀을 이끌 땐 강하게, 화낼 상황에선 가끔 화도 내고 팀 분위기를 추스를 땐 독려하고. 자신 있다."
- 같이 뛰었을 때 가장 편할 것 같은 선수는?
"현재 팀에선 알레냐와 브라이마랑 뛰는 게 가장 편하다. 성인 팀에선 부스케츠와 한 번 뛰어 보고 싶다. 모든 공격이 이 선수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공도 다 끊어 주고. 사비나 이니에스타도 패스가 좋은 선수라 같이 뛰었을 때 편할 듯하다. 송은 바르셀로나 와서 별로인 것 같다. 존재감도 덜하고 뚱뚱해졌다. 아스날 시절의 포스가 없다."
- 후베닐 팀에 대해 설명해 달라.
"후베닐 A(17~19세)는 후베닐 B(16-18세)와 차원이 또 다르다. 인원은 20명으로 같은데 후베닐 B팀 선수들에겐 기회가 골고루 주어진다. 선수들은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면서 경기를 뛴다. 그러나 후베닐 A팀 같은 경우는 로테이션이 거의 없다. 후베닐(A, B팀 포함)에서 총 3년을 머무를 수 있다. 후베닐 B서 잘하면 바로 월반, 못하면 2년을 꿇는다."
- 내년 후베닐 A에선 어떤 선수들과 경쟁을 펼치나?
"같은 포지션에 두 명의 선수가 잘한다. 카메룬의 알렉시스 메바와 모로코의 무니어다. 각각 1997, 1996년생으로 나보다 형이다. 특히 무니어는 피지컬적으로 강하다. 골 결정력과 기술은 물론 왼발을 아주 잘 쓴다."
- 이제 한 단계(후베닐 A)만 더 넘으면 간절히 열망하던 프로 팀(바르셀로나 B)에 입성하게 된다. 프로 무대에선 더 쟁쟁한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바르셀로나 B팀에 있는 아다마라는 흑인 선수다. 말리와 스페인 이중 국적인데 스페인을 택했다. 3년을 월반한 대단한 선수다. 파라과이 대표팀서 10번을 달고 있는 토니도 있다. 토니는 후베닐 A였는데 A대표팀에 뽑히고 바르셀로나 B팀으로 올라간 케이스다. 파라과이축구협회에서 토니를 대표팀에 승선시키기 위해 월반을 도와줬다는 말이 있다. 아스날 간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후베닐 A 경기에 거의 못 나왔다. 스페인 U-16, U-19, U-20, U-21 대표팀을 모두 거친 헤라르드 데울로페우는 팬분들도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데울로페우는 1994년생으로 지난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튼에 임대됐다. 지난달 부상을 입어 두 달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