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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2008년 11월의 일입니다.
당시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김성근 SK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으나 단번에 거절 당했습니다.
SK는 2007년과 2008년 잇달아 한국시리즈를 제패했고,
김성근 감독은 최고의 명장으로 칭송받았습니다.
하 총장은 “WBC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김성근 SK 감독을 모시려고 했으나 포기했다.
건강이 안 좋다고 하니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대안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 총장과 KBO의 선택은 김인식 한화 감독이었습니다.
김 감독은 2년 전이었던 2006년 WBC에서도 대표팀을 맡아 4강
진출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2008년 한화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 감독은 계약기간 중 마지막 시즌을
남겨뒀던 터라 팀에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김 감독 역시 이런 점들을 어필했습니다.
그러나 하 총장의 끈질긴 설득을 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1949년생인 하 총장은 1947년생인 김 감독을 ‘형’이라고 부릅니다.
김 감독은 하 총장의 이 한마디에 손을 들게 됐다고 합니다.
“형은 대한민국 사람 아니요?”
김인식의 감독직 수락 후로도 일은 다 해결되지 않습니다.
2006년 WBC 때와 달리 프로야구팀 현직 감독들이 하나같이
코칭스태프 합류를 거부합니다.
다들 소속팀 성적이 먼저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김성한, 이순철, 양상문 등 당시 야인으로 지내던 인사들이
코칭스태프로 합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2015년 11월 일본과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프리미어 12에서도
김 감독은 여전히 대표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첫판에서 일본에 0-5 참패를 당했지만 대표팀은 이내 전력을
가다듬고 이후 경기에서 좋은 성적으로 준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김 감독은 올해 69세입니다. 이번 대표팀이 그에게는 마지막
지휘봉이 될지도 모릅니다.
2006년 김인식 감독의 명언
"국가가 있어야 야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