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때면 다 감독” 한국 축구에 쓴소리한 신태용 감독
기사입력 2018.05.21 오전 09:40 최종수정 2018.05.21 오후 07:16 기사원문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신태용 감독이 월드컵 때만 열기가 뜨거워지는 한국의 축구 문화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신 감독은 19일 월간중앙과 전화 인터뷰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운영 능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과 관련 “우리나라 국민이 평상시에도 축구를 좋아하고, 프로리그 관중들 꽉 차고, 그런 상태에서 대표팀 감독을 욕하고, 훈계하면 난 너무 좋겠다 생각한다”며 “그러나 축구장에 오지 않는 사람들이 월드컵 때면 3000만 명이 다 감독이 돼서 죽여라 살려라 하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중국만 가도 관중석이 80% 찬다. 우리는 15~20%인데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런 게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4승3무3패(승점 15점)를 기록, 조 2위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으나 경기력은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 감독은 이에 대해 “천만다행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는데 난 금의환향을 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월드컵 진출 당했다’ ‘본선에선 신태용으로 안 된다’는 말이 곧바로 나왔다”며 “내가 이런 소리 듣고 계속 감독을 해야 하나 회의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신 감독은 가장 속상했던 비판 댓글에 대해 “제대로 축구를 모르면서 인신공격을 할 때”라며 “‘신태용 네가 감독이냐’ ‘너 같은 사람이 있으니까 우리나라 축구가 안 된다’ 뭐 이런 식이다. 축구에 관해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화풀이하면서 하는 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은 6월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스웨덴과 F조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있다. 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믿고 월드컵 전사들에게 힘을 실어 달라”며 “그러면 없던 힘도 생기고, 갖고 있는 100%가 120%로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신 감독 인터뷰 전문은 아래 관련기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6강 신화’ 선언한 신태용 대표팀 감독의 출사표
한국의 월드컵 역사는 도전과 눈물이다. 6ㆍ25 전쟁의 포연(砲煙)이 채 가시지 않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한국은 첫 출전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후 30년이 넘도록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 때 사상 두 번째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2002년 한ㆍ일월드컵 때는 4강 신화를 썼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는 사상 첫 원정 16강의 금자탑을 세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은 러시아에서 어떤 역사를 쓰게 될까.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월드컵 무대를 밟아보는 게 꿈이다. 그런데 감독이 돼 월드컵에 나가겠다고 미리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난 선수로서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세 차례(1994ㆍ1998ㆍ2002년) 있었지만 모두 나가지 못했다.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선수 23명 중 하나가 아닌 단 한 명이 나가는 감독으로서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획기적인 사건이다. 축구 인생에 전환점이 될 거다. 내 머릿속 시계는 오로지 2018 러시아월드컵에 맞춰져 있다. 모든 것을 바쳐 최대한의 목표를 이루도록 준비하고 노력하겠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감독 신태용(48)의 출사표다. 태극전사를 이끌고 영광스러운 성전(聖戰)에 나서지만 그동안 그는 격려보다는 비난을 더 많이 받았을 터이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탈락의 위기에서 슈틸리케의 바통을 이어받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대업을 이루었지만 “경기 내용이 나빴다”는 비난에 시달렸던 그다. 뜬금없이 불거진 ‘히딩크 복귀론’ 때문에 능력 없는 사람이 대표팀을 맡게 된 양 수모를 겪었다. 월드컵 조편성에서 스웨덴ㆍ멕시코ㆍ독일과 한 조로 묶이자 ‘3전 전패 탈락’ ‘1골만 넣어도 다행’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