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流가 대중 산업 뿐인가요? 저희는 한국의 茶 문화가 좋아요”
세계인들의 마음을 빼앗는 건 한국 pop 문화만은 아니다.
한국어를 배운다고 K-Pop을 좋아하나요? 혹은 K-드라마, 영화? 하고 물으면 상대편은 반색할 수도 있다. 되려 한류팬들은 “왜 한류가 꼭 대중 문화에만 한정된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반문할 때가 있다.
통신원은 최근 지인으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식 ‘차문화(茶禮)’ 모임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얘기였다.

<6월 19일 일요일 모스크바 시내 아르바트 거리에 위치한 롯데 호텔 지하 한국 레스토랑에
한국의 茶 문화를 즐기는 현지인들이 다례 체험을 하고 있다 - 출처 : 막스 한 제공>
6월 19일 일요일 모스크바 시내 아르바트 거리에 위치한 롯데호텔을 찾았다. 이곳 지하에는 한국 레스토랑 <아리아>가 있다. 한식당에서 근무하는 다리야 디바예바(Дарья Дибаева)씨와 랩퍼 막스 한(Макс Хан) 씨가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다리야 씨는 장소를, 막스 씨는 다기를 제공한다. 전통 다례식은 아니지만 제법 구색을 갖췄다. 탕관 대신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찻주전자가 보이고 다관, 찻잔, 잔 받침, 숙우, 차수건, 퇴수기도 보인다.
이날 모임에는 13명이 참석했다. 간단하게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막스 씨가 준비해 온 다례 도구를 테이블에 펼친다. 차 주전자를 버너에 올려놓는다. 물이 끊는 사이 일상에 대한 자잘한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통신원은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어떻게 모임이 시작됐나?
A (막스) 취미로 시작했다. 동양 문화를 좋아한다. 직업은 뮤지션인데 하드하고 격렬한 음악을 하다 보니 마음이 항상 들떠 있었다. 우연찮게 명상과 좌선에 대해 알게 됐다. 휴식을 취할 때 명상을 한다. 자연스럽게 차를 마시는 것(茶禮)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됐다.
막스가 함께 차 모임을 갖자고 제안했다. 차를 마시는 문화는 러시아에서 아주 보편화돼 있다. 그렇지만 차를 마시는 방식은 많이 다르다. 그 과정을 배우고 싶었고 선뜻 막스가 동의했다. 차에 대해 관심이 있는 친구들과 함께 모임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한류 팬덤 SNS에 홍보를 했고 10여 명의 친구들로부터 답장이 왔다. 이후 일요일에 한번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 이다보니 평일에 만나기가 쉽지 않다. 취지는 한국의 茶禮法을 배우고 차를 마시며 마음의 평온을 찾고 휴식을 갖자는 것이다.
Q 러시아인들도 茶를 좋아하는데?
A(다리야) 차 문화는 유럽 생활 양식 가운데 하나다. 유럽식 茶 문화가 대중화돼 있다. 바쁘다보니 사람들이 인스턴트 티를 주로 마시지만 아직까지 시골에 가면 손님들을 초청해 사모바르(러시아의 전통 음차용 탁상 탕비기)를 사용해 차를 대접한다. 한국 사람들은 러시아 사람들이 모임에서 주로 술을 마신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잘못된 정보이고 편견이다.

<모스크바에 위치한 전통 찻집 내부 전경, 다리야 디바예바 씨가 차를 마시는 모습 – 출처 : 통신원 촬영>
Q 한국의 방법대로 차를 마신다고 했는데 차의 기원은 중국이 아닌가? 중국에도, 일본에도 茶禮는 있다.
A(막스) 그런 역사적인 기원은 중요하지 않다. 물론 茶 문화는 중국에서 유래해 한국과 일본으로 전파된 것이라고 알고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런 역사적인 해석이 아니다. 한국식이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 모인 친구들 대부분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전통 다례를 고수할 만큼 우리는 茶 문화와 관련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불교서적이나 중국 문화에 대해 기술한 서적, 인터넷 등을 통해 입수한 정보에서 다례에 대한 지식을 얻고 최대한 한국식 茶 문화를 표방한 다례 방식을 공유하고 즐기는 것이다. 한국식이냐, 중국식이냐, 일본식이냐 그런 것은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
물이 끓고 있는 사이 막스 씨는 다례 도구에 대해 설명한다. 다관이니 숙우니 차시니 이런 어려운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냥 주전자고 찻잔이고 수저다. 100cc 정도 되는 작은 컵에 물을 담고 녹차 한 스푼과 함께 찻그릇에 넣는다. 끊인 물로 찻잔을 닦아낸다. 미리 준비한 물을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막스 씨는 “차도 중요하지만 차를 우려내는 물도 중요하다”며 “정수한 수돗물을 끓인 후 하루정도 저온에 보관한 이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2분에서 3분 정도 우려낸다. 이후 참가자들의 찻잔에 차를 따른다.
맑고 깨끗한 옥빛의 투명함이 찻잔 가득 넘실댄다. 참가자들은 잔을 들어 입가로 가져간다. 차향이 은은하게 코끝을 맴돈다. 향을 음미하며 한 모금 가득 입에 머금자 고소하고 청량한 맛이 미각을 깨운다. 개운하다. 즐기는 것은 맛뿐이 아니다. 색과 향은 무척 중요한 차의 요소다.
다리야 씨는 “이렇게 차 예법에 따라 차를 마셔본 친구들은 맛과 향에 푹 빠져버린다”며 “모임 가운데 가장 즐거운 일은 누군가 귀한 차를 가지고 왔을 때 차를 마시며 독특한 색과 향, 맛을 느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에 따르면 보통 중국茶를 사용하지만 한국 여행에서 돌아오는 친구들에게 한국 차를 구매해줄 것을 부탁한다. 보통 녹차를 부탁한다. 보성 녹차가 좋다는 것도 알고 있다.
Q 모스크바에도 이런 茶器를 이용해 茶를 맛볼 수 있는 전통 찻집이 있나
A (다리야) 일반적으로 서구식 찻집은 많지만 동양식 전통 찻집은 많지 않다. 다만 과거 중국인 외교관들이 거주하던 곳(주러 한국문화원이 위치한 치스뜨이 블바르 근처)에 찻집과 차를 파는 대형 매장이 있다. 주로 그곳에서 차와 관련된 정보를 얻고 가끔 차 모임을 갖기도 한다. 차의 종류, 물, 온도, 다기, 우려내는 방법에 따라 맛이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귀한 고급차를 입수했을 때 이곳을 찾는다. 전통 다례 방식을 재현할 수 있는 다기가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막스 씨는 차를 즐긴다. 차를 마시면 불안감을 없애고 화를 가라앉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격한 춤을 추고 강한 비트의 음악을 하루 종일 들어야하는 그에게 차는 신경 안정제 역할을 한다.
차향이 가득한 휴일 오후, 차를 마시며 함께 있어 즐거운 이들의 공통점은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이다. 한국 문화를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어나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간다.
http://kofice.or.kr/c30correspondent/c30_correspondent_02_view.asp?seq=12555&page=1&find=&search=&search2=
뭐 茶의 품질로 보면 역시 한국산이 최고이니까 당연한 것일까 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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