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의 그림을 보면 쉽게 감이 오겠지만, 일본에서 CD를 팔기 위해서는 두가지 루트가 있다. 인디즈(독립음반)로 직접 음반을 제작해 직접 파는 방법, 또 하나는 레코드회사(음반 유통사)를 통해 CD를 파는 방법이다. 그런데 메이저 가수들은 대부분 2번째 경로로 CD를 팔게 된다. 이전 글에 T.K 기사자 소개했던 타카하시 죠지의 경우는 인디즈 음반이 200만 장이나 팔린 경우였기 때문에 조금 특별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인디즈의 경우는 수익의 상당부분을 가수가 가져갈 수 있고, 타카하시 죠지가 직접 곡을 만들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익을 독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CD 판매 방식에서는 인세로 22억엔 들어오는 일은 기대하기 힘들다.
위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결국 레코드 회사가 70~85%를 가져가고, 나머지 단체들이 15~30%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우선 레코드회사는 CD의 생산과 유통, 관리, 홍보 등을 전담한다. 레코드회사가 가져가는 비율에는 이러한 음반의 생산비용과 프로모션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비율이 높아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높은 비율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대체 중간에 끼어 있는 ‘음악 출판사’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이 음악 출판사란 쉽게 말해 ‘곡의 판권 관리를 대행해주는 회사’이다. 일본의 경우 A라는 가수가 B라는 곡을 히트시켰다고 해도 그 B라는 곡의 판권을 가수 A가 소유하는 구조가 아니다. 곡의 판권은 반드시 음악 출판사가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규정은 법적인 제약사항은 없다. 그런데 왜 애써 만든 곡의 판권을 음악 출판사라는 정체 모를 곳에 넘겨야 하는 것일까? 이것은 일본음악저작권협회, 통칭 JASRAC과 아주 깊은 관계가 있다. 일본은 모든 음악의 권리에 대한 업무를 JASRAC이 독점하고 있다. 그런데 이 JASRAC에 곡의 권리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음악 출판사’를 거쳐야만 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음악 출판사가 되기 위해서는 JASRAC에서 제시하는 특정 기준을 만족해 JASRAC으로부터 등록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나 음악 출판사를 만들 수는 없다. JASRAC의 홈페이지에서 음악을 검색해보면 어느 회사가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지 아주 자세히 나온다. 그런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몇 년 전 코무로 테츠야가 사기로 입건된 이유도 자신의 음악에 대한 판권은 모두 음악 출판사가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신의 곡에 대한 판권을 모두 자신이 갖고 있는 것처럼 속여 400여곡에 이르는 음악의 권리를 속여서 판매하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음악 출판사가 하는 일은 판권 관리지만 사실상 이렇다 할만한 업무를 수행하는 건 아니다. 거의 아무 하는 일 없이 음반 매출의 5%를 배당 받는 곳이 음악 출판사다. 그리고 이런 음악 출판사는 대부분 JASRAC과 인맥이 있는 사람들이 운영한다.
그리고 일본은 가수보다는 작곡가와 작사가 등에 대한 권리가 강하다. 노래라는 것은 결국 작곡가가 곡을 쓰고 작사가가 가사를 붙이지 않으면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에 작곡가와 작사가, 편곡자에게는 인세가 주어진다. 이 인세는 관행상 매출의 3%가 배당된다. 만약 혼자서 작사, 작곡, 편곡을 모두 했다면 그 3%를 독식할 수 있고, 각자 따로라면 1%씩 배당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가수에게 돌아가는 건 관행상 1~2%다. 신인 가수의 경우는 대부분 1%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2%를 주기도 한다. 가수에게 주는 배당은 관행에 따른 것이지 소속사에 떨어지는 비율에서 나누어 주는 것인 만큼 확실하게 정해진 금액은 없다.
그리고, 위의 비율을 모두 제외한 나머지를 소속사가 가져가게 된다.
만약 싱어송라이터라면 가수에게 주어지는 배당 1% + 인세 3% 를 합쳐서 최소 4%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싱어송라이터는 아니더라도 직접 가사를 썼다면 2%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여러 명이 소속된 그룹일 경우는 1%에서 나눠 가져야 한다.
여러 명이 소속된 그룹이라도 내부에 작사, 작곡을 하는 멤버가 있다면 그 멤버에게만 인세가 돌아간다. 그걸 나눠 가질 것인지는 개인의 결정에 따른다.
만약 기획사가 JASRAC이나 일본음악사업자협회(일명 ‘온지교’)와 깊은 관계가 있다면 직접 음악 출판사로 등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소속사는 음악 출판사에게 돌아가는 배당 5%를 추가로 가져갈 수 있다.
만약 여기에 AKB48처럼 운영회사와 광고대리점까지 끼게 되면 기획사가 가져갈 수 있는 배당은 더욱 더 적어진다.
SMAP, 아라시 등으로 유명한 쟈니즈 엔터테인먼트의 경우는 기획사(쟈니즈사무소), 레코드회사(J-Storm), 음악 출판사(쟈니즈사무소)가 전부 하나의 회사이기 때문에 음반 수익의 거의 전부를 기획사가 가져가 소속 가수들과 분배할 수 있다.
이러한 권리에 대한 관행은 CD나 DVD 뿐만이 아니라 가라오케나 다운로드 판매에도 대부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럼 콘서트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천만의 말씀. 일본에서는 콘서트도 기획사 단독으로는 개최하기가 힘들다. 일본은 음악 콘서트 같은 대형 공연의 경우 반드시 공연 기획사를 거치지 않으면 티켓 판매를 대행해주는 사이트나 편의점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대부분의 공연 기획사는 이러한 유통업체나 티켓 판매 대행업자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콘서트, 특히 사람이 많이 들어가는 장소를 빌려야 하는 콘서트일수록 실제 가수 본인에게 돌아오는 비율은 지극히 낮은 수준이다.
KARA가 1%밖에 받을 수 없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그럼 일본에서 가수는 대체 무엇으로 돈을 번단 말인가?
일본에서 가수가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수단은 버라이어티 출연도 드라마 출연도 잡지의 모델도 아니다. 일본 최고의 유력 패션지인 CanCan의 전속 모델의 경우도 1개월에 받는 금액이 고작 100만 엔에 불과하다. 이 돈을 기획사와 나눠 갖는데, 대부분 모델 자신에게 돌아가는 비율은 많아 봤자 30% 정도다. 전업 모델이 아닌 아이돌 가수의 모델 참여의 경우는 단발성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것보다도 더 돈이 안 된다.
TV 출연도 일본의 관행상 신인급의 출연료가 워낙에 형편없기 때문에 그다지 큰 돈이 될 수는 없다.
가장 확실한 돈 벌이는 CM 계약과 GOODS 판매다.
CM은 워낙에 한 번에 들어오는 돈의 단위가 크기 때문에 상당히 괜찮은 돈벌이라고 한다. 일본의 CM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ARA 정도의 레벨이라면 단발성 CM에 1,000만엔 정도에 계약을 할 수 있다고 한다. KARA가 출연한 au의 CM도 대략 그 정도 가격대일 것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설령 1,000만 엔을 받았다고 해도 여기서 기획사와 일본의 운영회사가 가져간 뒤 멤버 5명에게 각자 돌아가는 금액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일본에서 아이돌이 가장 확실하게 돈을 버는 종목은 GOODS(연예인의 얼굴이 새겨진 부채나 이름이 새겨진 목욕 타올, 가방, 책받침 같은 관련 상품) 판매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목소리다.
쟈니즈 아이돌이나 하로프로 아이돌, AKB48 등이 모두 콘서트나 악수회 등에서 한정 GOODS를 판매한다. GOODS의 경우는 CD나 DVD와는 달라서 매출의 100%를 기획사가 가져갈 수 있다. 이것을 각자 멤버들과 나누는 만큼 일반적으로 아이돌 가수 본인에게 돌아가는 비율은 30~50% 정도라고 한다. 만약 1,000엔짜리 브로마이드를 팔았다고 한다면 300엔 이상을 아이돌 본인이 가져갈 수 있다는 논리다. 아이돌의 이벤트에서 GOODS를 잔뜩 쌓아 놓고 팔고, 특히 부채 등을 판매해서 거기에 사인을 받을 수 있게끔 하는 건 모두 의도된 판매 수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KARA는 이런 걸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멤버들은 그다지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증언이다. 아마도 일본의 아이돌 마켓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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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을 팔아서 얻은 수익의 99%가 유통 회사+기획사들이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
수익의 0.5%~1%만 가수들에게 돌아가는 기형적인 일본 음악 시장...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