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조선일보DB지난 10월 미국 3위 통신기업 스프린트넥스텔을 인수하며 세계를 깜짝 놀래켰던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55)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통신 기업을 초토화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손 회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통신 경쟁사인 AT&T와 버라이즌 등을 겨냥해 “(이번 인수로 인한 경쟁이) 빈민가 아이들이 부유층 아이들과 싸우는 꼴”로 비치지만 “가난한 아이들이 힘겨운 싸움에서 이길 만한 배짱이 더 많다”고 말했다.
과거 일본에서 벌였던 공격적인 가격 전쟁으로 빠르게 성장했듯, 미국 시장 진출 뒤에도 이러한 전략으로 상대를 공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즉 보다폰 일본 사업부문을 인수해 가격 인하를 통한 물량 공세로 일본 내 1위 업체인 NTT도코모 등 통신 거물과 맞섰던 방식을 미국에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보다폰의 일본사업부문을 인수해 가격 인하를 통한 물량 공세로 NTT도코모와 KDDI 등 통신 거물과 맞서 싸웠던 ‘초토화 전략(scorched-earth strategy)’을 그대로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스프린트의 통신망 개선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손 회장이 이번에 인수한 스프린트는 통신 주파수 확보에서 다른 업체들보다 뒤져 있는 상황이다. AT&T와 버라이즌은 100메가헤르츠 이상의 주파수를 보유했지만 스프린트는 56메가헤르츠에 머물고 있다. 또 지난 3분기엔 7억6700만 달러의 손실을 보는 등 재정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손 회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80억 달러를 직접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AT&T의 최고 재무책임자(CFO)인 존 스티븐스는 “신규 진입자로 인해 미 통신업계가 거대한 장애물에 직면하게 됐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손 회장은 “미국 통신시장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는 버라이즌과 AT&T의 경우 이익을 내서 대규모 배당을 통해 주주들을 지속적으로 풍족하고 기쁘게 해 줘야 할 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스프린트의 경우엔 앞으로 투자금을 통해 전적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1957년 일본 남부 규슈 사가현의 빈민가에 태어난 재일교포 3세 손 회장이 16세 때 미국 유학길에 올라 버클리 캘리포니아대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으로 돌아가 일본 3위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를 이끌며 일본 3대 갑부에 올랐다고 소개하고, 그가 미국시장에서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0월 스프린트넥스텔의 지분 70%를 200억 달러(약 22조원)에 인수했다. 스프린트넥스텔은 AT&T와 버라이즌와이어리스에 이은 미국 3위 이통사다. 손 회장은 WSJ에 “난 이를 위해 200억 달러를 투자했다. 난 성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