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핵연료 핵심소재 국산화
| 기사입력 2012-12-04 20:06 | 최종수정 2012-12-04 20:57 
원자력연, 산업체에 피복관ㆍ소결체 기술이전… 수출길도 열어
원자력발전소에 쓰이는 핵연료 기술 중 유일하게 외국에 의존했던 두 가지가 완전 국산화돼 산업체에 이전됐다. 이 기술은 오는 2016년부터 국내 원전에 도입될 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출 원전에 적용되는 등 원전핵연료 수출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전 핵연료를 감싸는 피복관과, 핵연료를 펠릿(Pellet) 형태로 만든 이산화우라늄 소결체 기술을 개발, 한전원자력연료에 기술료 100억원에 이전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두 기술은 각각 원자력연구원이 차세대 핵연료 기술 확보를 위해 1997년부터 15년간 교과부 지원 하에 개발한 것으로, 이번 기술 상용화는 정부의 장기 지원과 출연연의 끈기 있는 연구 노력이 함께 빚어낸 성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나머지 핵연료 소재기술은 확보했지만 이 두 기술을 미국에 의존해 핵연료 시스템을 자유롭게 수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소재기술 독립으로 앞으로는 수출시장을 본격적으로 뚫을 수 있게 됐다.
핵연료 피복관은 우라늄을 감싸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슘, 요오드 등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원전 핵심부품이다. 원전 1기당 약 4m 길이의 피복관이 총 4만∼5만개가 들어간다. 오랜 기간 써도 부식되지 않고 핵분열 에너지에도 변형되지 않아야 해 지금까지 미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만 기술을 확보하고 있었다.
원자력연구원 정용환 박사팀은 지르코늄 등 5가지 물질을 주요 원료로 써서 선진국 제품보다 부식과 변형에 강한 피복관을 2002년 개발하고 10년간 국내외 연구로와 상용원전에서 기술검증을 받아 최종 합격평가를 받았다. 특히 2007년부터 올해 3월까지 4년6개월 동안 영광1호기에 설치해 평가한 결과 미국 신소재 피복관보다 부식에 2배 이상 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는 영광5호기와 울진6호기에서 추가 성능 검증을 하고 있다. 연구 과정에서 40여개 특허등록도 마쳤다.
프랑스 원자력기업인 아레바와 5년간 특허전쟁을 치르는 우여곡절 끝에 최종 승소하고 4일 한전원자력연료와 89억원에 기술이전키로 했다.
핵연료 소결체는 우라늄산화물 분말을 압축한 후 가열해 만든 펠릿으로, 핵분열을 일으키는 핵연료 자체다. 핵분열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핵분열 후 생기는 고방사성 물질을 1차 포집해 빨아들이는 게 중요한 기능이다. 원자력연구원 송근우 박사팀은 소결체의 결정 크기를 키워서 핵분열 물질을 더 잘 빨아들이도록 만들었다. 이 기술은 10억원에 한전원자력연료에 이전됐다.
한전원자력연료는 이들 기술 확보로 연간 5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UAE에 건설하는 원전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2016년부터 국내 원전에도 채택할 계획이다.
정용환 박사는 "원전 핵연료 핵심 소재를 완전히 국산화했을 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 선진국을 넘어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원전 건설뿐만 아니라 핵연료 수출길도 본격적으로 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