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시위대에 한 여성이 뛰어들었다. 반한 시위를 벌이는 시위대에 거세게 항의했고, 반한 시위대의 몇몇 남성이 이 여성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여성은 신오쿠보를 지나던 일본인이었다. 시위를 보고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고 한다.
"같은 일본인으로 창피하다"
필자는 시위대를 매번 취재하지만, 이 같은 시위가 일어나는데도 일본 주요 언론은 거의 취재하러 오지 않는다. 얼마 전 후지TV가 취재하러 온 적이 있었고, 그 이외는 전무하다.
이는 전세계적인 망신거리를 만들지 않으려는 TV방송사의 의도가 아닐까하는 지레짐작을 해본다.

확성기 소리에 한 꼬마 아이가 겁먹은 표정을 짓는다. 강아지도 놀란 모습이다
이날, 반한 시위대와 함께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에 등장한 "반(反) 반한 시위대"는 비록 적은 인원이었지만 "한국과 일본, 친하게 지내요"라는 종이를 들고 한일 우호를 외쳤다.
반(反)반한 시위대를 본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의 사쿠라이 마코토 회장이 갑자기 달려들었고, 경찰이 이를 제지했다. 사쿠라이는 코리아타운 가두 시위의 주동자 격인 인물로, 반한 시위나 반한 관련으로는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물이다
이번에 필자가 찍은 사진을 자세히 보면, 한국인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일본인들뿐이다.
일본 내 한류붐은 일본인들에 의해 일어났다. 그리고 신오쿠보를 한류의 성지로 만든 것도 일본인이었다. 한쪽에서는 한류를 즐기고, 다른 한쪽에서는 반한 시위를 하고 거리 행인을 위협한다. 일본인들이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사이에서 재일 한국인들은 정말 피곤하다.
쇼쿠안도리에서 한국식당을 경영하는 김모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 아이가 시위대가 하는 말에 욱해서 밖으로 뛰쳐나간 적이 있어요. 우리는 그 아이를 말리느라 그날 장사도 못했어요. 시위대는 다수고 우리쪽은 소수인데 만약 폭력사태로까지 번지면 그 다음은 감당할 수 없을만큼 겉잡을 수 없어지잖아요.
억울하고 분한 것은 유학생 신분인 그 아이나 우리 모두 똑같지만, 만약 감정대로 맞받아치면 우리가 그들에게 말려들어가 더 큰 사태를 유발할 수도 있죠. 그래서 요즘에는 아르바이트로 일하러 오는 유학생 중에 유달리 욱하는 성격이 있거나 정의감이 투철한 아이가 있으면 시급을 주더라도 시위하는 날엔 못 나오게 해요.
만약 시위대와 맞붙었다가 불상사라도 나면 그 아이는 그대로 강제추방이에요. 일본에 공부하러 왔다가 한순간을 못참아 지금까지 한 고생을 물거품으로 만들수는 없지요. 정말이지 요즘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위에 서 있는 느낌 그런 기분으로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