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이 먼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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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환율전쟁의 승자와 패자의 모습은 극명하게 갈렸다.
최근 수십 년래 가장 극적인 환율전쟁의 패자는 일본이다. 1985년 선진 5개국 재무장관들이 미국의 플라자호텔에 모여 엔화와 마르크화의 통화가치 상승 유도를 결의한 이후 20년이 훨씬 넘는 긴 기간 동안 엔화는 달러당 240엔 수준에서 70엔대까지 떨어지는 초강세를 연출했다. 엔화 가치 급등에 고령화와 부동산 거품 붕괴가 맞물리면서 일본 경제는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져들며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해야만 했다. 이제 더 이상 환율전쟁의 패자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분연히 등장한 것이 아베노믹스다. 아베노믹스의 과격한 실험 여파로 엔화는 달러당 100엔 턱밑까지 차올라올 정도로 약세 행진이 가속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환율전쟁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일본이 환율전쟁의 패자였다면 승자는 단연 중국이다. 중국은 1994년 1월 하루아침에 위안화 가치를 30% 이상 큰 폭으로 떨어뜨리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이후 최근까지 20년 가까이 저평가된 위안화를 무기로 수출 주도형 고도성장을 구가했고 드디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했다. 더 큰 전리품은 위안화 저평가에 힘입어 그동안 2조달러가 넘는 대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이를 고스란히 모아 3조달러에 이르는 외환 보유액을 쌓아올렸다는 것이다. 위안화의 대폭적인 평가절하는 고도성장과 대외 안정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중국 입장에서 보면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慧眼)의 정책 선택이었다.
전쟁이 아니라 자발적인 합의의 산물이기는 했지만 유로 체제의 출범도 환율과 관련된 승자와 패자를 낳았다. 승자는 독일이고 패자는 그리스다. 유로 체제는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그리스 같은 회원국에는 통화가치의 고평가를, 경쟁력이 뛰어난 독일 같은 회원국에는 통화가치의 저평가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이로 인해 유럽 역내 국가들 간의 경상수지 불균형(internal imbalance)이 심각하게 발생했고 이런 상황이 장기간 고착화된 결과가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경제 위기로 나타난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환율전쟁의 와중에 있는 줄도 모르고 위기에 빠져든 셈이다. 반면 독일은 한편으로는 뼈를 깎는 구조 개혁과 다른 한편으로는 유로 체제의 이점을 한껏 활용해 통일 독일의 후유증을 떨쳐버리는 데 성공했고 지금은 전 세계에서 본받아야 할 경제로 칭송받고 있다. 플라자 합의로 일본과 함께 통화가치 상승을 강요받던 독일은 유로 체제를 매개로 해 환율전쟁의 패자가 될 위험에서 벗어나 오히려 승자로 극적인 반전을 할 수 있었다.
환율전쟁의 역사를 보면 적극적으로 통화가치 하락을 도모한 쪽이 승자가 되었고 통화가치 상승을 막지 못한 쪽은 패자가 되었다. 패자들이 통화가치 상승을 막지 못한 이유는 상당 부분 통화가치 상승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 오판(誤判)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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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노믹스의 환율조작은
세계 여러나라로 부터 반발 예상
미국
세계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특수성이 있다. 미국은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대해 무역수지 적자를 유지해 왔다. 쉽게 말하면 미국은 물건을 사주는 사람이다. 미국은 그 대전을 자기나라 화폐로 지불한다. 이것이 쌓여 세계에는 달러가 넘친다. 시간이 지날수록 달러화의 상대적 가치가 조금씩 떨어지는 것은 구조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세계통화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