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18호 "마니(MAN-YI)"가 일본 열도를 강타하면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가 빗물과 함께 누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쿄전력은 16일 태풍에 따른 호우로 방사능 오염수 300t이 누출된 H4 구역 탱크를 둘러싼 콘크리트 차단벽 안에 고여 있는 빗물에서 스트론튬 등 방사성 물질이 ℓ당 최대 17만 베크렐(㏃)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태풍으로 큰비가 내리면서 오염수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쌓아둔 높이 30㎝의 콘크리트 보에 빗물이 고여 넘쳐 흐른 것이다.
또 H3와 H2 구역 콘크리트 보에 고인 빗물에서도 각각 ℓ당 4600㏃과 3700㏃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H3 구역은 이달 초 탱크 주변에서 시간당 최대 2200밀리시버트(m㏜)의 높은 방사선량이 측정된 곳이다. 도쿄전력은 "탱크 주변에 남아 있던 방사성 물질이 빗물에 섞였을 가능성이 있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단벽 안에 고여 있는 빗물이 외부로 누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태풍 상륙으로 폭우가 내릴 경우 콘크리트 보로는 오염수 차단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쿄전력은 태풍 18호 접근에 따라 지난 15일 저녁 펌프를 가설해 H4 구역에 고인 빗물을 주변 탱크로 옮겼다. 또 H3ㆍH2 구역 등 방사능 농도가 높은 곳의 빗물도 탱크에 옮기는 방식으로 오염수 누출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이와 더불어 보의 수위가 높아져 범람하기 전에 오염수 수치가 법정 기준치 이하인 보에 고인 물은 배수구를 열어 인위적으로 배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방사성 물질이 법정 기준치인 ℓ당 30㏃보다 낮은 C구역 탱크 보 2곳의 배수구를 열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기상청은 16일 오후 2시 현재 태풍 18호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80㎞ 떨어진 고리야마시 인근을 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태풍은 중심기압 965헥토파스칼(hPa)로 폭우와 최대 초속 45m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가현 등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수십만 명의 주민에게 대피 지시가 내려졌으며 200여 편의 국내외 항공기와 20여 편의 신칸센 운행이 중단됐다. NHK는 "교토부와 시가현, 후쿠이현 등의 48시간 강우량이 200~400㎜에 달했다"며 "이는 수십 년 만에 한 번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