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명문 와세다의 망신
일본의 명문 사립대학 와세다가 지난해부터 연이은 성 스캔들로 파문에 휩싸였다. 지난 4월 12일 도쿄대 출신이고, 유명한 증권회사 그룹인 노무라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이자 와세다 대학원 경제학 교수인 우에쿠사 카즈히데(植草一秀) 교수가 나흘전 여고생의 미니스커트 속을 손거울로 들여다보다 현행범으로 붙잡혀 경찰에서 취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우에쿠사 교수는 TV 경제평론가로도 활약하는 유명인이어서 그 파장이 컸다. 12일 뉴스에서는 이라크 인질 다음으로 크게 다루어졌다. 더구나 와세다 대학에서는 지난해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성 스캔들이 발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지도 교수가 체포되었다는 사실에 학생들이 경악했다. 하필이면 뉴스가 발표된 날이 신학기 첫 수업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그 뒤 밝혀진 바에 의하면 전과가 있는 우에쿠사 교수가 여고생 뒤에 바짝 붙어다니는 등 행동이 수상해 뒤를 밟던 경찰에게 꼬리가 잡혔다고 한다.
"메이지 대학만도 못하다"
와세다 대학은 지난해에도 2차례나 성 스캔들에 휘말렸다. 하나는 여성으로 하여금 성관계를 맺게 한 뒤 돈을 뜯어내는 "비진쿄쿠(美人局)"라는 수법을 사용한 경우다. 와세다 이공대 남학생이 가담한 남성 5인 그룹이 아는 여자들로 하여금 일류 기업의 유부남 회사원들과 원조교제를 맺게 하고, 신용카드를 빼앗는 등 돈을 뜯어냈다. 이들은 감 금에 공갈도 일삼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조사에 의하면 이들은 범행을 위한 매뉴얼까지 만들어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와세다 대학 당국은 범행이 세상에 알려진 불과 이틀 지난 6월 19일 범행에 가담한 남학생을 퇴학 처분했다.
그러나 바로 그날 일본을 경악케 한 이벤트 써클 "슈퍼프리"에서 일어난 집단강간이 또다시 뉴스를 탔다. 일명 "슈프리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와세다 대학의 이벤트 써클인 "슈퍼프리" 멤버들이 술자리에서 맘에 드는 여학생에게 술을 권해, 정신을 잃게 한 뒤 집단 강간하는 짓을 1999년부터 2003년까지 거의 매해 되풀이한 것이다. 이 사건은 작년 연말까지도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들은 신고를 막으려고 현장에 있는 남학생 전원을 강간에 가담케 하고, 범행 장면을 비디오로 찍는 등 철저하게 입막음을 해왔다.
비록 입증된 피해는 3건에 불과했으나 이 사건과 관련돼 체포된 인원은 14명으로 학교를 졸업한 회사원까지 포함됐다. 주범인 와다 신이치로(和田眞一浪)는 만 28세가 되도록 슈퍼프리 써클의 이벤트 활동만으로 흥청망청 사치스럽게 살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 슈프리 사건의 전모는 한 피해자가 끝까지 진실을 굽히지 않는 용기를 보여줌으로써 드러났다. 사건이 알려진 다음에는 피해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일본 경찰은 이들의 밝혀지지 않은 범죄가 수백 건에 달할 것으로 추측한다. 아직도 재판이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범인 와다는 13년을 구형받았다.
와세다 대학은 일본 사립대 명문 중 명문으로 불리며 매년 신입생을 1만2천여 명이나 뽑는, 명실상부한 사립대 문과 랭킹 1위를 자랑한다. 하지만 지난해 9월에 발매된 주간지 [요미우리 위클리]에서 발표한 사립대 취업 순위에서는 1위의 게이오 대학, 2위의 조치대학에 이어 3위로 떨어졌다. 학교 토지를 판 곳에 호텔이 들어서는 등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와세다 대학이 메이지 대학만도 못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뒤늦게 학교 당국이 써클을 조사하고 보조금을 인하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위험 써클의 리스트가 떠도는 등 학생들의 불안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지난해의 성 스캔들을 잊고 싶은 와세다 대학이 신학기 첫 수업부터 지도교수의 체포 소식으로 흔들리고 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4&oid=033&aid=0000003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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