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5년만에 최악 마이너스 성장 충격
기사입력 2009-02-16 17:09
정부 추가 경기대책 검토…주식시장엔 "미풍"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 일본 경제가 지난해 4.4분기(10-12월)에 연율 환산으로 35년만에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내각부가 16일 발표한 작년 4.4분기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가 전분기 대비 3.3%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연율 환산으로는 마이너스 12.7%로, 제1차 오일쇼크 직후인 1974년 1.4분기(연율 13.1%) 이후 약 35년만의 가장 큰 감소폭이다.
또한 GDP 성장률이 두자릿수로 감소하기는 전후 두번째이며, 지난해 4월부터 3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도 약 7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금년 1.4분기(1-3월)에도 대폭적인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사상 첫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일본의 작년 4.4분기 성장률은 똑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진국 가운데서도 가장 저조한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미국과 유로권 15개국의 작년 4.4분기의 실질 성장률은 연율환산으로 각각 3.8%와 6%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경제가 구미 각국에 비해 수출에 의존하는 비율이 큰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의 이 기간 수출이 사상 최악인 마이너스 13.9%를 기록했다. 주력 시장인 미국 경제의 후퇴로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의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4.4분기에 외수가 성장에 공헌한 기여도는 마이너스 3.0포인트로, 미국의 플러스 0.1포인트를 크게 밑돌았다.
수출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과 설비투자가 전례없는 페이스로 급속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대폭적인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7년만에 최대폭인 마이너스 5.3%를 기록했다.
유럽도 수출에 의존하고 있으나 유럽의 수출 상대국은 비교적 견조한 시장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내각부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내수의 기여도도 0.4포인트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해고가 확산됨에 따라 고용불안이 가계의 소비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후 최대의 경제위기"로 표현하면서 위기감을 나타냈다. 그는 "세계적인 대조정이 불가피하며 일본도 구조전환의 고통에서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사노 경제재정상은 향후 전망에 대해 "단독으로 호조의 경제를 구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경제에는 국경이 없다"면서 "수출산업에 의존하는 일본 경제의 호전은 세계경제의 회복과 발맞춰 기대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밝혔다.
일본 정부와 여당에서는 35년만에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관련, 국내 경기침체가 더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 경기대책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요사노 경제재정상도 추가 경기대책에 대해 "이러한 수치를 확인한 이상 머리를 짜내 다각적인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자민당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TV 토론 프로에 출연, 정부·여당이 금년도 추경예산안 편성을 통한 대규모 추가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규모에 대해서는 재정지출 기준으로 25조엔에 달할 것임을 시사했다.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는 2009년도 예산안이 중의원을 통과한 뒤 본격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대폭적인 마이너스 성장률이 발표됐음에도 증시에서는 예상했던 범위라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소폭 하락에 그쳤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대폭적인 마이너스 성장에 대해서는 이미 시장에 반영이 끝난 상태로 정부에 추가적인 경기대책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