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총리 뒤늦게 中 비난 수위 높여
입력 : 2009.07.12 08:56
’대량학살’ 비유..’동화정책 중단’ 요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사태와 관련, 뒤늦게 중국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11일 TV방송으로 중계된 집권 정의개발당(AKP)에 대한 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동화정책을 중단하기를 바란다. 그런 동화정책은 중국 정부에 아무런 이득이 안된다”며 중국 정부를 자극했다.
그는 “무고한 시민의 생명과 권리를 공격하는 국가나 사회는 결코 안전과 번영을 보장할 수 없다”며 “그들이 이슬람 위구르인이든 중국인이든, 우리는 그런 잔인함을 견딜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위구르인들의 고통은 우리 터키인의 고통”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에르도안 총리는 전날엔 이번 우루무치 유혈사태를 대량학살(genocide)로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에서 벌어진 일은 일종의 대량학살(genocide)”이라고 비유하고 “중국 정부가 이 같은 사태를 방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아가 1차 세계대전 당시인 1915-1917년 오토만 제국에 의해 자국민 150만명이 ’대량학살’됐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터키가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온 점을 고려하면 에르도안 총리의 이번 ’대량학살’ 발언의 강도를 유추해볼 만하다.
지난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에르도안 총리가 이처럼 중국 정부를 겨냥한 비난 수위를 높이는 것은 터키 정부가 지나치게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는 터키 내부의 비난 여론을 뒤늦게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8일 이번 사태와 관련한 첫 언급에서 “지극히 잔인한 이번 사태가 조속히 끝나고, 자제심이 지배하고, 범죄자들에게는 보편적 인권의 가치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즉각 취해지기를 기대한다”며 매우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또 같은 날 이스탄불에서 열린 걸프협력기구(GCC) 회의에서 “이번 유혈사태가 유엔 안보리 의제로 채택되도록 제의하겠다”고 밝혔으나 중국 정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터키 민족과 위구르족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문화적으로 상당히 가까워 신장 위구르 사태로 희생된 위구르족에 대해 터키 내 동정 여론이 고조돼 있다.
터키에는 현재 약 30만명 정도의 위구르족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