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올렸어요 저 잘했죠?”
이번엔 강아지가 주인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보챈다.
“저랑 놀아주세요.”
반려동물과의 대화. 이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의 이야기다.
이 개는‘뇌기능 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 개발연구 사업단(이하 뇌프론티어사업단)’의 신형철 교수(한림대 의대)팀이 탄생시킨 말하는 개, ‘스파이크’다.
스파이크가 실제로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개의 구강과 성대로는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스파이크가 차고 있는 목걸이 모양의 스피커가 스파이크의 목소리를 대신한다.
스파이크의 뇌는 컴퓨터와 무선으로 연결돼 있다. 스파이크의 뇌에 이식한 미세전극이 신경신호를 증폭시켜 컴퓨터에 전송하고 컴퓨터는 신호를 해석해 그것에 해당하는 언어를 말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뇌-기계 접속(Brain-Machine Interface, BMI)’ 기술이다. 뇌의 운동명령을 직접 근육으로 연결해 주거나 외부 기계에 연결해주는 것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척추손상을 입은 환자들이 휠체어를 움직이거나 의족을 이용해 스스로 걷는 것이 가능해진다. 뇌신경계의 정보전달은 전기신호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신호를 컴퓨터에 연결하면 생각만으로도 기계를 움직이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 원리적으로만 가능한 상태이며 아직까지 척추손상 환자를 걷게 해주는 기술은 개발돼 있지 않다.
하지만 동물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연구에서는 고무적인 결과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미국 듀크대학에서는 원숭이의 대뇌피질에 미세전극을 삽입해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구동시키게 하는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뇌프론티어사업단의 신형철 교수팀이 개를 이용한 BMI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파이크는 16개월된 요크셔테리어다. 사업단의 연구실에는 스파이크외에도 5마리의 요크셔테리어가 이 연구를 위해 특수한 훈련을 받고 있다. 실험대상으로 요크셔테리어가 선정된 것은 크기가 적절하고 지능이 높으며 사교성있는 성격때문이다. 실험에는 모두 수컷이 사용되고 있는데 암컷의 경우 주기적인 배란기때문에 감정의 변화가 심해 연구가 어렵기 때문이다. 신형철 교수팀은 현재 뇌에 전극을 심은 개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모니터의 점을 옮기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개의 행동에 따른 신경신호를 분석하고 대화를 나누는 실험도 성공한 상태다.
이 기술의 단점은 뇌 속으로 전극을 삽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인간을 대상으로 쓰여질 기술이기 때문에 임상실험을 하기에는 위험이 뒤따른다. 그래서 최근에는 뇌의 활동을 자기공명영상법으로 측정하는 뇌 영상 기법이 개발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뇌 영상 장치가 매우 크고 비싸지만 앞으로 뇌 영상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 문제들은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뇌프론티어사업단의 신형철 교수는 “BMI기술이 발달하면 인간은 기계를 이용해 신체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인간의 고등한 지적 능력까지 정보로서 활용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있다.
최신의 BMI기술이 응축된 말하는 개, 스파이크는 오는 8월 4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주최로 개최되는 2009 대한민국과학축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아닷컴 백완종기자 100p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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